
가평을 관통하는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를 둘러싼 논쟁이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일부 예비후보가 “망군(亡郡)의 길”이라며 전면 중단을 주장하고 나서자, 지역사회에서는 공감과 함께 현실성 논란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단기간에 추진된 정책이 아니다. 춘천시가 필요성을 제기한 지 10년이 넘었고,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이후에도 6년간 행정 절차가 이어져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예타 면제가 이뤄졌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모두 대선 과정에서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여야를 막론한 정책적 연속성이 형성됐다.
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국토교통부는 설계를 마치고 토지 보상 절차에 들어갔으며, 조달청도 1조 원대 공사 발주를 준비해 왔다. 사실상 되돌리기 쉽지 않은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지금 와서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지역 인사는 “수년간 투입된 행정력과 재정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대안 없이 중단만 외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문제는 보완해야 하지만 사업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변수도 제기된다. 자칫 사업이 현재 노선이 아닌 춘천시가 과거 제안한 대안 노선으로 선회할 경우, 가평이 실질적으로 배제되는 ‘완전 패싱’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남JC~청평 삼회리~춘천 남산면~안보리로 연결하는 1안이나,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가로지르는 2안이 다시 검토될 경우, 가평은 교통 인프라 혜택은 물론 개발 효과까지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른바 “꿩도 매도 다 놓치는” 결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 측이 제기하는 환경 훼손, 지역 상권 붕괴, 교육·정주권 침해 문제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일부 구간에서는 문화재와 생태 훼손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주민 생활권 단절 우려도 현실적인 쟁점이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전면 백지화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정책 신뢰 훼손을 동반할 수 있고, 그대로 강행할 경우 지역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노선 변경 시 가평이 배제될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논쟁은 단순한 찬반을 넘어 ‘가평의 미래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닌 설계다. 전면 중단이든, 노선 조정이든, 보완 추진이든 명확한 데이터와 현실적 대안을 기반으로 한 논의가 이뤄질 때, 비로소 이 논쟁은 지역 발전의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EST 뉴스
-
바람잘 날 없는 이오남 가평군의원, “내가 누군지 알아?” 주민자치회 간사와 욕설 충돌
-청평면 주민자치회 정례회의 직전 언쟁…현장 관계자 “이 의원이 먼저 욕설” -이 의원 “반말 오해 사과했지만 시비 이어져 서로 욕설”…연재창 지역위원장(포천.가평)이 제지 11일 이오남 가평군의원과 청평면 주민자치위원회 이명수 간사가 언쟁을 벌인 현장,... -
[단독]성폭행 고소 되레 ‘무고’ 판단…경찰,가평군의원 A씨 검찰 송치
과거 한 남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가평군의회 A 의원이 이번에는 무고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믿을 만한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A 의원에 대한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의원은 지난 2021년 B씨... -
[직격인터뷰] 포천에 집 두고 가평 모텔살이…연제창은 왜 ‘한 달 살기’를 택했나
-민주당 포천·가평지역위원장 취임 후 가평읍·청평·설악·조종서 일주일씩 생활 -“잠깐 방문해 명함만 돌려서는 가평의 소외감과 절박함 이해할 수 없어” -“특정 정당만 지지하기보다 잘하면 기회 주고 못하면 바꾸는 영리한 선택 필요” 가평군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공유... -
예견된 이사장 공석, 왜 늑장 인선했나…‘특정 퇴직 서기관 맞춤형 인사’ 의혹
-취업제한은 2027년 6월까지…두 달 늦춘다고 제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가평군, 지연 사유·후보 접촉 여부·취업심사 진행 상황 투명하게 밝혀야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가 후임자 선임도 없이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가평군의 늑장 인사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전임... -
김구태 전 서기관…공단 이사장 도전 앞두고 “잘 부탁한다”
-본보, ‘퇴직 공직자 회전문 인사’ 연속 지적…방문 시점·배경 놓고 뒷말 -현직 때 사실상 교류 없던 지역언론 찾아 이사장 지원 사실 직접 밝혀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차기 이사장 공개모집을 앞두고 이른바 ‘퇴직 공직자 회전문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사장 공모를 준비 ... -
[속보]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 5명 서류심사 통과
-인추위, 면접심사 거쳐 최종 후보자 3명 추천하기로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에 지원한 9명 가운데 김구태·박영주·신동훈·신범수·오구환 씨 등 5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3일 오후 3시 회의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