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남·스페이스A·소찬휘 잇단 열창…120분 동안 춤추고 노래한 가평의 여름밤
-오후 한때 호우주의보…공연 두 시간 앞두고 비 그치며 선선한 축제의 밤,걱정했던 빈 객석 순식간에 채워져…무대 밖까지 가족·연인 관객들로 북적
쏟아지던 폭우가 멈추자 음악이 시작됐다. 비어 있던 객석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채워졌고, 무대 위 첫 박자가 울려 퍼지자 음악역1939는 거대한 야외무도장으로 변했다.
[22일 가평음악역 1939 야외무데에서 펼쳐진 ‘2026 가평 Saturday 라이브(G-SL) 레트로 콘서트’[사진/정연수 기자]
22일 오후 가평군이 주최한 ‘2026 가평 Saturday 라이브(G-SL) 레트로 콘서트’가 가평 음악역1939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가평지역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다. 한때 호우주의보까지 내려지면서 굵은 빗줄기가 도로와 공연장 주변을 세차게 두드렸다. 야외공연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상황이어서 행사 개최 여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오후 5시께부터 빗줄기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걷히면서 무더위도 한풀 꺾였다. 비가 씻어낸 음악역1939에는 가을을 연상하게 하는 선선한 바람이 불었고, 공연은 예정대로 오후 7시에 막을 올렸다.
공연 시작을 앞둔 시각까지만 해도 객석 곳곳에는 빈자리가 적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폭우 때문에 관객이 많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라는 걱정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기우였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음악역1939 입구로 주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은 가족과 나란히 걷는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온 청년, 추억의 가수를 만나러 나온 중장년층까지 속속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한두 자리씩 채워지던 객석은 어느새 관객들로 가득 찼다. 객석 밖과 무대 주변에도 공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 불과 몇 시간 전 폭우가 쏟아졌던 공간은 음악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로 북적였다.
무대 조명이 켜지고 첫 음악이 터져 나오자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첫 무대는 터보 출신 가수 김정남이 열었다. 김정남은 4인조 백댄서와 함께 특유의 힘 있는 춤과 노래를 쏟아내며 약 50분 동안 관객들의 흥을 끌어올렸다.
빠른 박자에 맞춰 무대를 누비는 김정남과 백댄서들의 역동적인 춤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처음에는 자리에 앉아 무대를 지켜보던 관객들도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자 하나둘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어깨를 들썩이던 관객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수의 동작을 따라 했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도, 중년의 부부도 서로 마주 보며 춤을 췄다. 무대 위 가수와 객석의 관객이 박수와 호흡으로 하나가 되면서 음악역1939의 열기는 빠르게 달아올랐다.
이어 혼성그룹 스페이스A가 무대에 오르자 또 한 번 큰 환호가 터졌다. 귀에 익은 전주가 흐를 때마다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노래를 따라 불렀다. 추억을 소환하는 음악과 흥겨운 리듬에 객석의 손들이 일제히 허공으로 올라갔다.
공연의 마지막은 소찬휘가 장식했다. 소찬휘의 폭발적인 고음이 음악역1939 야외무대를 가르자 관객들은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강렬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에 공연장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관객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온몸으로 리듬을 즐겼다.
이날 군민과 관광객들은 약 120분 동안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춤추고 노래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사라졌고, 음악역1939는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9살과 13살 자녀를 데리고 공연장을 찾은 주민 A씨는 “가평 G-SL 뮤직페스티벌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알차고 짜임새 있는 행사로 발전하는 것 같아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음악축제를 통해 가평의 음악 사랑을 널리 알렸으면 한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이 가평을 찾아 음악을 즐기고, 청정한 자연과 아름다운 가평을 더욱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장을 직접 찾아 공연 준비 상황과 관람객 반응을 살핀 이동철 가평군 문화체육과장은 "G-SL을 군민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 대표 문화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과장은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도 “군민과 함께 음악축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고 짜임새 있게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평의 문화공간인 음악역1939가 사계절 음악이 살아 숨 쉬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G-SL은 ‘Gapyeong Saturday Live’의 약자로, 가평군이 군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음악공연 브랜드다. 음악역1939를 중심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과 관객층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가평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성장하고 있다.
이날 축제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한자리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세대와 이웃을 잇는 지역 화합의 무대였다. 오후 한때 행사 개최마저 걱정하게 했던 폭우는 물러갔다. 그 자리는 음악과 춤, 박수와 함성이 채웠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 음악역1939의 여름밤은 그렇게 뜨거운 축제의 밤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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