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건설업계 “83% 산악지형인데 돌 한 톤도 못 캐는 행정이 문제”
포천 등 타지역서 전량 조달… 운송비 급등·공기 지연 ‘예고된 마비’

지난 7월 20일 기록적 폭우로 가평군 전역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하천 제방 복구에 필수적인 전석(全石·큰 돌)이 단 한 톤도 지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심각한 자재 공백 문제가 드러났다. 조종면 마일리, 상면, 송추, 북면 백둔리 등 주요 하천이 대규모로 유실됐지만, 복구 작업의 기본 재료인 전석의 공급망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가평에 돌이 없다?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가평군 건설업계는 현재 상황을 두고 “가평군이 전체 면적의 83%가 산악지형인데, 전석은커녕 골재 한 톨도 생산되지 않는 현실은 행정의 무책임이 만든 구조적 난맥”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가평군 내 과거 소규모 전석 생산업체였던 ‘유창’ 등이 폐업하면서 현재 가평에서는 전석 생산이 ‘제로(0)’ 상태다.

지역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지금 가평에서 나는 전석은 1톤도 없습니다.포천에서 가져오는데 하루 두세 번밖에 운반을 못 합니다.내년 복구공사는 사실상 마비될 겁니다.”
전석은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계단식으로 쌓아 생태하천 형태로 복구하는 데 필수 자재다. 수해복구 기준이 친환경·비콘크리트 방식으로 강화되면서 수요는 폭증했지만 공급은 제자리다.

가평군 관계자는 “가평은 원래 전석이 생산되지 않는 지역이어서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에서 공급받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역 건설업계는 이를 “사실상 면피성 발언”이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산이 83%인데 왜 전석 생산이 ‘원래’ 안 되느냐.단속은 강하고, 허가는 안 내주고, 결국 수천억 수해복구 예산이 포천·타지역으로 빠져나간다.이게 누가 봐도 행정편의주의 아니냐.”며 강력 비판한다.
업계에 따르면 가평군 내에는 양질의 암반이 많음에도 산지전용 허가·골재 채취 인허가의 구조 자체가 극도로 경직돼 있어 사실상 신규 채취가 불가능하다.군청은 산지훼손,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들지만, 업계는 “그 결과 가평은 자재 주권이 없는 지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복구 시점 닥치면 ‘자재 대란’ 현실화… 공기 지연·예산 증가 불가피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를 “수해복구의 병목지점이 될 핵심 리스크”로 지목한다.하천 제방 복구는 △더미석(전석) △호박돌 △사석 등의 자재 투입이 필수인데, 포천·철원·춘천 등 타 지역에서 수급해야 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운송비 급등.물량 부족작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포천에서 하루 운반 가능한 전석은 2~3회차에 불과해 대형 공사에는 속수무책이다.지역 업체 대표는 “내년 복구가 본격화되면 현장 마비 현상이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수해로 하천은 무너졌는데, 돌은 없다”
이번 수해로 가평군이 입은 피해 규모는 수천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그 복구 예산 상당 부분이 전석·골재 조달 비용으로 타지역에 유출될 가능성이 커, 지역경제 회복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다음과 같은 대안을 요구한다. 가평군 자체 전석·골재 생산지 확보.산지전용 허가 제도 개선 및 긴급 한시 허가 검토.지역 건설업체·군청·환경부 간 합동 TF 구성.하천복구용 자재 비축 시스템 마련등은 제안했다.
“행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내년은 더 큰 재난”
지역 한 하천복구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문제는 기술도, 인력도 아닙니다. 전석이 ‘0톤’이라는 겁니다.이대로면 내년 복구공사는 시작도 못 합니다.” 수해복구의 첫 단추는 ‘자재’다. 그러나 가평군은 지금 그 첫 단추조차 꿰지 못한 채 복구 시즌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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