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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감 자료 25건 중 22건 두 초선이 요구…정말 필요한 자료인가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8.13 19:31
  • 조회수 3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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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 필지·상인회장 선출·민간 스크린골프장까지…감사 목적 불분명한 자료도
-박영희 14건·이오남 8건으로 전체 88% 차지.특정 필지·상인회장 선출·민간 스크린골프장까지…감사 목적 불분명한 자료도


-정당한 감시권이지만 범위·쟁점 없이 요구하면 행정력 낭비


가평군의회2드론.JPG

가평군의회 외경[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의회가 오는 9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집행부에 요구한 자료 25건 가운데 22건이 초선인 박영희·이오남 의원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자료는 재난안전과 예산 집행, 계약업체, 민간위탁 등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감사 필요성이 분명하다. 그러나 특정 필지와 민간단체의 회장 선출자료, 관내 민간 스크린골프장 현황처럼 행정사무감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목록만으로 알기 어려운 자료도 포함돼 있다.

 

의원들의 정당한 집행부 감시권인지, 아니면 쟁점도 정하지 않은 채 일단 자료부터 받아보려는 ‘자료 폭탄’인지는 실제 감사에서의 활용 결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본보가 가평군의 ‘2026년 의원 요구자료 목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모두 25건이다.

 

박영희 의원이 14건으로 전체의 56%, 이오남 의원이 8건으로 32%를 차지했다. 두 의원의 요구자료만 22건으로 전체의 88%다. 양재성·신현유·유재혁 의원은 각각 1건씩 요구했다. 박 의원은 9개 부서를 상대로 ▲홍보 간판 설치 ▲청렴 공감정책 ▲자라섬 꽃 페스타 꽃묘·모종 납품업체 ▲스마트농업 ▲침수차단기 ▲가로수 전지작업 ▲감염병 예방대책 ▲복지재단 ▲취업프로그램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재난안전과 복지, 일자리, 계약의 적정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특히 침수차단기 설치 현황과 감염병 예방대책, 복지재단 운영자료 등은 군민 안전 및 예산 집행과 직접 연관돼 감사 필요성이 비교적 분명하다. 반면 경반리 산6-3 산사태 복구 여부, 관내 스크린골프장 현황, 반다비체육관 스크린파크골프 운영자료 등은 요구 배경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정 필지의 복구가 실제로 지연됐거나 공공 체육시설이 민간업체에 부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구체적인 제보가 있다면 필요한 감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인 민원이나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됐다면 자료 요구권의 사적 활용이라는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 의원이 요구한 자료는 ▲가평군민 인구 상세 현황 ▲캐릭터 청소용역 ▲4개 재래시장 상인회·상인연합회 ▲청리움 골프클럽 조성사업 ▲공무원·공무직 노조 ▲군민의 날 수상자 선정 ▲기간제근로자 중복채용 등이다.

 

이 가운데 4개 재래시장 상인회의 정관과 회칙뿐 아니라 회장 선출자료까지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상인회가 군비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면 보조금 집행과 군의 관리·감독 여부는 당연히 감사 대상이다. 그러나 민간단체 내부의 회장 선출 과정까지 들여다보려면 행정사무감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이 의원과 일부 상인회 관계자 사이에 기존 갈등이나 분쟁이 있었다면 공익적 감사를 위한 자료인지, 의정 권한을 민간단체 내부 갈등에 활용하려는 것인지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

 

2024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기간제근로자 ‘중복채용’ 자료도 범위가 넓다. 동일 기간 이중근무를 의미하는지, 특정인의 반복채용이나 여러 부서 재채용을 뜻하는지조차 목록에는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았다.

 

전 부서의 기간제근로자 채용자료를 2년 6개월간 대조해야 한다면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은 상당할 수 있다. 반면 반복채용이나 친인척·특혜채용 의혹을 확인하려는 목적이라면 핵심 감사자료가 될 수 있다.

 

자료 요구의 적정성은 건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양재성 의원이 요구한 민간위탁 사업 및 점검 현황은 형식상 1건이지만 전 부서를 대상으로 한다면 박 의원의 14건보다 자료 분량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문제는 건수가 아니라 목적과 범위다. ‘가평군민 인구 현황 분류(상세)’, ‘관내 스크린골프장 현황’, ‘공공청사 현황’처럼 요구 기준이 포괄적인 자료는 담당 부서가 의원이 원하는 내용을 추측해 통계를 다시 가공하거나 새로운 서식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 최근 3년간 후계농업인 지원 현황, 최근 2년간 군민의 날 예산과 수상자 선정자료처럼 기간과 대상이 구체적인 요구는 감사 쟁점을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가평군의 한 간부 공무원은 “자료의 필요성과 사용 목적을 알 수 없는 요구까지 한꺼번에 들어오면 기존 업무를 중단하고 자료 작성에 매달려야 한다”며 “감사할 문제를 먼저 정하고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항목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특정 필지나 단체, 업종을 지목한 자료 가운데 지역 내 이해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특정 대상을 지목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적 이해관계에 따른 요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제보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대상과 범위를 좁힌 자료가 필요할 수 있다. 지방의원이 예산 낭비와 특혜, 부당한 인허가, 보조금 부정 집행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기본적인 권한이다.

 

그러나 자료 요구는 그 자체로 의정활동의 성과가 아니다. 수백 쪽의 자료를 제출받고도 단순한 현황 질문에 그치거나 집행부의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듣고 끝낸다면 자료 작성에 투입된 행정력만 낭비한 셈이 된다.

 

반대로 이번 자료를 통해 특정 업체 계약 편중, 기간제근로자 특혜채용, 부실한 재해복구, 민간위탁 관리 소홀 등을 밝혀낸다면 자료 요구의 정당성은 충분히 입증된다.

 

가평군의회는 오는 9월 7일부터 15일까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박영희·이오남 의원을 비롯한 군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얼마나 분석했고, 이를 통해 어떤 문제를 밝혀내는지가 첫 시험대다.25건의 자료가 부실 행정을 파헤칠 ‘감사의 근거’가 될지, 목적 없이 쌓아놓은 ‘서류 더미’로 끝날지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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