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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양상현 기자 | 기사입력 : 2025.02.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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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TN영상 캡쳐

 

2011.2월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기도 가평군수 Q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Q 군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결과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Q 군수는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수천만 원을 받고 그 대가로 토지 분할 매매 허가를 내주는 등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한 혐의.

 

이즈음 가평군 임야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임야는 쪼개져 바둑판이 됐다. 지역 개발을 하려 해도 암 덩어리로 변했다. 그로부터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배를 불린 건 기획부동산 업자뿐, 그들에게 농락당한 피해자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군수를 잘못 뽑은 대가를 15년째 치르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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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 피해 제보를 받습니다]

 

기획부동산에 속아 가평에 있는 임야 등 부동산을 매입했다 사기 피해를 본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장하며 전화(031 581 3222) 또는 FAX(031 581 9222) 이메일(ngnnews58@daum.net)로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피해자 여러분의 제보는 익명으로 보도에만 활용할 것입니다.

 

⓵발전 발목잡는 '부작용'속출,피해자 수천여 명

 

2005~2010년 5년간 가평군 전역에 부동산 붐이 일었다. 기획부동산 업체는 물론 일정한 직업이 없었던 사람들도 부동산 브로커(무허가)로 활동하며 호황을 누렸다.

 

이 후 15년째 가평의 부동산 시세는 곤두박질하였고, 현재는 당시 거래가의 1/3로 하락하였으며 이마저도 거래가 끊겼다.

 

매수인은 깡통을, 기획부동산과 브로커들만 배를 불렸다. 단체장이 뒷배였기에 가능했다.

 

2011년 2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기획부동산업체 등의 부동산 인·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특사 법상 뇌물 수수)로 Q 씨를 구속했다.

 

Q 씨가 2010년 5월 서울의 한 기획부동산 업체로부터 각종 인·허가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당시 검찰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기획부동산은 이른바 ‘쪼개기’ 수법으로 분할매매가 금지된 토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Q 군수에게 뇌물을 주고 분할 매매 허가를 받아 매입가의 최고 10배나 비싸게 되팔아 매매차익을 챙겼다”는 것.

 

검찰은 또 2010년 4월 Q 군수가 관내 골재 채취 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4천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그러나 Q 군수 측은 “토지 분할 매매 인·허가 건은 전결권을 가진 도시건축과장이 적합한 절차에 따라 처리했으며, 골재 채취 업체에서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도 선거 과정이어서 돈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었다.

 

그럼에도 Q 군수는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 원 및 추징금 1억 원이 선고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Q 군수에게 금품을 줬다는 공여자(기획부동산 등)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신빙성이 있다”며 선고 이유를 밝히고 법정 구속했다. 금품을 제공한 기획부동산업자 한모, 조모씨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관련자 모두 유죄가 확정된 것은 ‘Q 군수가 기획부동산 업자 등과 결탁했다’라는 것을 뜻한다. 결과는 참담하다. 가평군은 전체 면적의 83%가 임야로 형성돼 있다. 그중 상당 면적 대부분이 Q 군수 때 갈기갈기 쪼개졌다. 구글 위성 사진을 보면 가평군 6개 읍·면 임야가 바둑판처럼 쪼개져 있음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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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이 갈기갈기 찢은 청평(왼쪽)과 상천리(오른쪽) 임야 지적도 (출처/경기부동산포털)

 

심지어 개발할 수 없는 임야도 쪼개져 있다. 분할 매매를 하기 위해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칼질한 것이다. 평당 1~2만 원에 매입해 인허가권자와 짜고 쪼갠 다음 최소 5배~최대 10배나 비싸게 팔아 카르텔끼리 배를 채웠다.

 

문제의 땅은 대부분이 길도 없고,인·허가를 받을 수도 없는 불모지와 다름없다. 기획부동산에 ‘사기’를 당한 것이다.

 

그들에게 속아 땅을 산 지 15년이 되었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돈만 날린 피해자는 수천 명이 이를 걸로 추정된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계*미((57) 씨는 가평읍 산 2*4~ **7번지를 평당 12만 원을 주고 2009년 7월에 매입했다. 계씨는 “집을 지을 수도 있고, 최소 5배는 뛴다는 기획부동산에 속아 임야를 매입했다.”라며 격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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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이 분할 매매한 가평읍 임야, 마치 바둑판을 연상케 한다. (출처/경기부동산포털)


당시 계씨처럼 기획부동산에 속아 87명 매입했다. 그러나 15년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땅이 됐다. 7천만 원을 주고 임야 500평을 매입한 경기 하남시 백**씨는 “5년 전 집이라도 지어 볼 생각에 인허가를 알아보았으나, 맹지이고, 농림지여서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해당 임야를 매입했던 87명 모두 사기를 당한 것이다. 기획부동산에 속은 피해자는 추정조차 안 된다. 가평군 전역에서 자행된 기획부동산 바둑판처럼 쪼개놓은 지적도를 보면 피해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군수와 기획부동산이 합작한 ‘부동산 쪼개기’는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됐다. 토지를 매입해 개발 사업을 하려 해도 소유자 수십, 수백 명이 매각에 동의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던 소유주가 토지 가액을 터무니없이 요구해 포기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전직 군수와 기획부동산이 합작한 부동산 쪼개기로 가평군 발전에 큰 저해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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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획] 기획부동산에 ‘갈기갈기 찢긴’ 가평…임야 쪼개 ‘바둑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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