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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현 기자 | 기사입력 : 2024.10.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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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뉴스=사람이야기]양상현 기자=10월 5일, 춘천교구 이벽 성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고봉연 신부는 초기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그 속에서 형성된 신앙 공동체의 유대감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 참가자들은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위험과 고난 속에서도 굳건하게 지켜진 신앙의 뿌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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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의 보호막이 된 인척 관계

 

행사장에는 이벽 성지의 역사적인 분위기와 함께, 고봉연 신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이벽 성지 전시관에 전시된 인척 관계도를 보면, 천주교 신자들 간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친척, 사돈, 혈연을 기반으로 한 신앙 공동체가 형성된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청중들은 그가 가리키는 인척 관계도에 집중했다. 각기 연결된 선들이 그려지면서, 신자들이 혈연과 인연으로 서로를 지켜주고 있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고 신부는 “당시에는 천주교 신자들끼리의 배신이 용납될 수 없었고, 신앙의 본질적인 힘은 바로 이러한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에서 나왔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친구처럼 보이지만, 그 이상의 관계였습니다. 형제, 자매로서의 유대가 신앙의 안전망이 됐죠.” 그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이해를 했다.

 

▣ 비밀 속에서 체계적으로 운영된 신앙 모임

 

고봉연 신부는 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모임을 어떻게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자들은 공개적으로 신앙 생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밀스러운 모임이 체계적으로 운영됐습니다. 언제, 어디서 모일지를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발각되면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의 이야기는 참석자들을 숨죽이게 했다. 신부는 천주교 박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승훈과 정약용의 모임 발각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신자들은 출세의 길이 막히고, 생명까지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족과 친척 간의 강한 신뢰 속에서 신앙을 이어갔습니다.”

 

▣ 암흑 속에서 피어난 신앙의 빛

 

“초기 한국 천주교는 서로를 배반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신앙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결속을 넘어선, 가족적이고 신앙적인 공동체였습니다.” 고봉연 신부는 그러면서 한국 천주교의 초창기 신앙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하며, 그들이 세운 신앙의 기초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부각시켰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의 한국 천주교회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킨 신앙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신앙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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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봉연 신부의 한마디: "신앙은 위험을 감수한 선택"

 

강연이 끝난 후, 고봉연 신부는 청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천주교 신앙을 지켜나간 우리 선조들의 삶은 위험을 감수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형제 자매로서의 유대감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는 바로 그들의 믿음 위에 세워졌습니다.”

 

이벽 성지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고봉연 신부의 말에 감명받은 듯, 그의 설명을 듣고 서로의 시선을 교환했다. 한 관람객은 “신앙 공동체가 이렇게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었던 줄 몰랐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신앙이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나누는 삶의 일부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벽 성지는 이제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초기 한국 천주교 신앙 공동체의 중요한 상징적 장소로 자리 잡았다. 고봉연 신부의 북콘서트는 참석자들에게 그 유산을 되새기게 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신앙의 뿌리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이번 기획 기사는 11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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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 10부] 한국의 성지에서 울려 퍼진 ‘광암 이벽’의 이야기, 형제자매의 믿음, 위험 속에서 피어난 한국 초기 천주교의 신앙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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