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검팀의 압수수색에 항의하며 통일교 신도들이 천정궁 입구에서 찬송을 하며 항의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장대비가 내리는 2025년 7월 18일 오전, 동료 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김건희 특검에서 통일교 압수수색 한다”는 전화였다.
빗길을 뚫고 황급히 현장에 도착해 보니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 인근의 고요했던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한국본부 건물은 일순간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같은 시각, 강원 강릉에 위치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사무실과 서울 용산구 한국본부 건물은 일순간 긴장감에 휩싸였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천정궁은 통일교 신도들에게 ‘하늘과 땅이 연결된 지성소’로 여겨지는 성스러운 공간. 한학자 총재가 머무는 이곳은 통일교 관련 시설이 밀집된 본산 중의 본산이다.
이곳을 덮친 특검의 영장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혐의가 명시되어 있었고, 피의자 명단에는 전성배 씨와 함께 한학자 총재의 이름까지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졌다.
특검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성배 씨에게 6천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을 건네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하게 했으며, 그 대가로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대통령 취임식 초청, YTN 인수 등 통일교 현안에 대한 청탁이 오갔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검찰 조사에서 금품 전달이 “한 총재의 뜻”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검은 이처럼 통일교가 신성시하는 본거지이자 한 총재의 거주지에 사건의 핵심 정보들이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압수수색 당시, 통일교 측은 인근 신도들에게 ‘올라오라’는 지시를 내리며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핵관’ 연루 의혹, 권성동 의원실까지 겨냥
이번 특검의 칼날은 권성동 의원에게도 향했다. 특검팀은 윤영호 전 본부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주최한 ‘코리아 드리머 페스티벌’에 권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한 경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당시 이 행사에는 신영숙 여성가족부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해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도 대거 참여하거나 축사를 보낸 바 있다.
더욱이 특검은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측근)과의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2022년 11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과 전성배 씨가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는 문자를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또한 윤 전 본부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의 도움을 받아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 도박 의혹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권 의원이 2022년 2월 통일교 관련 단체 주최 행사에 당시 윤석열 후보의 참석을 권유했다는 의혹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번 압수수색의 의미는 더욱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특검의 압수수색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통일교 본산과 여당 중진 의원실까지 덮친 이번 수사가 과연 어떤 진실을 드러낼지, 그리고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대한민국의 시선이 특검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검찰의 칼날이 통일교를 정조준하며 압수수색을 하던 그 시각, 천정궁은 비안개로 절반가량 덮여있었다. 그 모습을 앵글에 담으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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