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신동진 가평군수 후보가 16일 기자회견에서 던진 “가평 지역내총생산(GRDP) 10조원 시대” 선언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가장 파격적인 메시지 가운데 하나다.
그는 단순히 몇 개 사업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가평특례자치군’이라는 새로운 프레임까지 꺼내 들었다. 관광·에너지·스포츠·청년예술 산업을 축으로 현재 2조원대인 가평 경제 규모를 1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무료 공영버스, 공정주택, 마을요양원, 에너지 기본소득 등 생활 밀착형 정책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평이 가난한 이유는 규제가 아니라 무능한 행정과 가짜 정치 때문”이라는 직격 발언이다.
사실 가평은 오랫동안 “규제 피해 지역”이라는 말 속에 살아왔다. 상수원보호구역, 산림규제, 수도권 중첩규제는 늘 발전의 발목을 잡는 이유로 설명돼 왔다. 그러나 신 후보는 같은 규제를 받는 양평과 접경지역인 연천의 성장 사례를 언급하며 “규제는 핑계일 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지점은 분명 지역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이제는 “왜 안 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평은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 청년 유출, 관광 편중 경제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군민들 사이에서도 “관광객은 넘치는데 지역경제는 왜 늘 제자리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신 후보의 공격적인 경제 비전은 답답했던 지역 민심에 일정 부분 자극과 기대를 동시에 던진 것이 사실이다.
다만 정치는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신 후보의 구상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 지방행정의 틀을 뛰어넘는 실험적 정책들이다. 무료 공영버스와 AI 호출 시스템, 에너지 기본소득, 5대 공사 설립, GRDP 10조 확대 등은 듣기에는 매력적이지만 현실적인 재원 조달과 법적 기반, 행정 실행 가능성 검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특히 “가평특례자치군” 구상은 중앙정부 협의와 법적·제도적 장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다. 자칫 구체적 로드맵 없이 구호만 남는다면 군민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기자회견이 의미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적어도 가평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보고 싶은 것은 서로를 향한 비난과 과거 공방만이 아니다. 누가 가평 경제를 살릴 것인지, 누가 청년을 붙잡을 것인지, 누가 소멸 위기의 마을을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경쟁이다.
신동진 후보는 이제 “왜 가능한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숫자와 구호를 넘어 실제 실행 계획과 재원 구조를 군민 앞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정치로 가는 첫 번째 검증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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