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이 울렸네~새 아침이…가평군 새마을 30명 ‘제주행’
군, 작년엔 중국,올해 또 2천만 원 “쾌척”
▶가평 위정자들 반세기 전 ‘고장 난 시계’처럼 시대에 역행
▶‘우수지도자 워크숍’…꼭 비행기 타야 하나?
▶사무국 전원 동행, 전화 안 받아 새마을 ‘개점휴업’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최근 언론보도에 항의하며 4일간 집단행동을 했던 가평군 새마을지회(지회장 손종기)가 22일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박3일 일정을 보면, 첫날인 오늘(22일)은 한림공원. 카멜리아 힐, 23일 우도(섬)를 여행하고 직무교육을 한다. 마지막 날인 24일은 국립제주박물관, 미디어아트를 여행하기로 돼 있다. 일정표대로 라면 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교육인지, 여행을 간 것인지 헷갈린다. 2박 3일간 일정에서 직무교육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사실상 여행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새마을 회원 A 씨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 직무교육을 하는 데, 길어야 2시간이고, 약간의 오락 모임을 한다.”라고 전했다. A 씨는 그러나 “거창하게 직무 교육이라곤 말하지만, 솔직히 놀러 가는 거죠”라며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A 씨의 주장이 맞다면, 직무를 빙자한 사실상의 여행과 다름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들이 머물 숙소는 4성급 호텔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가평군은 매년 군민 세금으로 새마을지회를 떠받든다.
2023년 10.18일, 새마을지회 30여 명이 중국전 기념 촬영을 했다. 군비 2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워크숍(?)을 갔으나, '세계와 함께 무엇을 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다. [출처=새마을 회원이 자랑하며 SNS에 올린 사진 캡처]
작년(23년) 10월18일 새마을 회원 30여 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곤양행 비행기를 탔다. 이때도 군은 여행비의 50%, 총 2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사실상의 여행과 다름없는 “우수새마을지도자 역량 강화”에 매년 수천만 원을 지원하는 것에 대하여 군민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사무국 직원들이 국내외 막론하고 동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행사 진행을 위해 사무국 직원들이 동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굳이 사무실을 비워놓고 사무국 직원 모두가 동행하는 건 예산 낭비다”라는 반론이 크다.
사무국 직원 3명은 지난해 중국 곤양 여행에 이어 이날 제주행도 동행했다. 22일 새마을 지회에 사실 확인차 031-582, 2503번으로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새마을 운동은 일제 강점기와 전쟁, 분단 등을 겪은 1960년대부터 근대화를 시작하였으나, 자원은 부족하고 국토는 피폐한 상황에서 잘살기 운동으로 태동했다. 새마을 운동의 정신인 근면·자조·협동은 우리 민족의 정신적 자산과 삶의 행동 철학으로 자리 잡아 국가 성장 동력의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가평군 새마을지회는 건물 신축 당시 “보조금 횡령”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으로 보조금 반환도 10년째 못 갚고 있다. 군은 오히려 5억 원 빚보증 및 사무국 인건비·운영비 명목으로 연 1억 5천여만 원을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다.
새마을 정신을 계승해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할 일부 단체는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부터 세력을 앞세운 정치적 압력단체로 변질·퇴색되었다는 목소리도 절대 작지 않다. 특히, 가평군처럼 군소 단위의 위정자들에겐 절대권력의 단체로 부상했다. 군소 지역의 정치꾼들은 몸집이 커진 이들의 ‘눈치를 보고, 읍소하고, 떨고’ 있다. 인구가 적을 수록 이들 단체의 목소리는 크다. 또한 이런 지자체일수록 소득수준도 낮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인 시대의 건물(왼쪽)과 우리나라의 상징물 롯데월드타워가 시대 변화를 잘 대변한다.
우리는 지금 GDP(국내 총생산량)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화에 이바지한 새마을의 공(功)은 분명히 있다.
반세기 전 지어진 주택, 마치 모자 위에 또 모자를 쓴 것처럼 우스꽝스럽다. [사진=가평의 한 주택]
하지만 현재의 새마을은 급변하는 현시대와 비교하면 마치 ‘양복에 갓 쓰고, 모자 위에 모자를 쓴 것’과 같다. MZ세대는 “꼰대들의 합창”이라고 말한다. 국민 의식은 급변하고, 수준도 높아졌는데 가평군의 새마을과 위정자들은 ‘고장 난 시계’처럼 50년 전에 매몰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