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후보는 “라이선스는 취득하지 않았다.” “회계사 업무를 한 적도 없다.” “회계감사보고서에 서명한 적도 없다.”고 스스로 밝혔다. ‘시험 합격’과 ‘정식 공인회계사 자격’은 다르다고 인정한 것.더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
23일 기자회견을 자처한 박충식 더불어민주당 연천군수 후보가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통상 그렇게 부른다.” 박충식 더불어민주당 연천군수 후보가 자신의 ‘미국 공인회계사(AICPA)’ 논란을 해명하며 반복한 말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지역사회에 남은 것은 해명이 아니라 더 큰 혼란과 허탈감이었다.
박 후보는 스스로 밝혔다. “라이선스는 취득하지 않았다.” “회계사 업무를 한 적도 없다.” “회계감사보고서에 서명한 적도 없다.” 즉 본인 스스로도 ‘시험 합격’과 ‘정식 공인회계사 자격’은 다르다고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도 선거공보물과 벽보에는 단순히 “미국 공인회계사”라고 표기했다. 일반 유권자 입장에서 이를 보면 당연히 미국에서 정식 자격을 취득한 회계 전문가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 지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그런데 박 후보는 이에 대한 명확한 사과나 해명 대신 “대한민국에서는 통상 그렇게 부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심지어 기자들의 질문에는 짜증 섞인 반응까지 보였다. 마치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들과 군민들이 괜한 트집이나 잡는다는 태도였다.
박충식 후보 캠프 관계자가 기자들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하시죠"라며 질문을 막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하지만 이건 단순한 표현 논란이 아니다. 공직선거에서 후보자의 경력은 유권자의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다. 특히 “미국 공인회계사”라는 표현은 일반 주민들에게 상당한 전문성과 공신력을 주는 경력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박 후보가 이 표현을 이번 선거에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본인 주장대로라면 이미 여러 차례 선거에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해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난 16년 동안 연천 군민들은 무엇을 보고 판단해왔는가.
시험 합격자와 정식 등록 공인회계사는 엄연히 다르다. 박 후보 스스로도 인정했다. 그런데도 “통상 그렇게 부른다”는 말로 넘어가려는 태도는 유권자를 지나치게 가볍게 보는 처사다.

더구나 이날 공개한 자료 역시 정식 자격증이나 라이선스가 아니라 단순 시험 합격 통보문과 성적표였다. 오히려 공개 자료 자체가 “시험 합격 = 정식 CPA”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미국 공인회계사” 표현이 문제없다는 식으로 우기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공세도, 네거티브 역공도 아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군민 앞에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이다. “시험 합격 사실은 있지만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면 송구하다.” 이 한마디면 될 일을 끝까지 말장난과 억지 논리로 버티면서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
박 후보는 지금이라도 6·3 지방선거 공보물과 각종 홍보물의 관련 표현을 명확히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준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 유권자는 바보다운 존재가 아니다. 더 이상 “통상 그렇다”는 헛소리로 넘어갈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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