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제창 예비후보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지지자와 시민들...'공정과 화합'이 요구된다.[사진/정연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포천시장 경선이 ‘정책 경쟁’이 아닌 ‘고발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갈등 봉합과 통합을 선언했던 장면은, 하루 만에 또 다른 고발로 뒤집혔다. 화해는 짧았고, 충돌은 길어지는 형국이다.
강준모·연제창 예비후보가 공동성명을 통해 “갈등을 멈추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번에는 당 지역위원장 직무대리가 연제창 후보를 고발했다. 같은 당 내부에서, 그것도 경선 한복판에서 벌어진 ‘연속 고소’는 이례적이다. 정치적 충돌이 법적 충돌로 전환되는 순간, 경선의 본질은 흔들린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문제의 ‘문자 자료’가 실제 존재했는지 여부다. 윤종하 직무대리는 “발송 사실이 없고 통신기록에도 없다”고 단언했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허위자료다.
둘째, 연제창 후보의 고의성이다. 제3자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라는 해명은 있지만, 공적 자리에서 검증 없이 공개됐다는 점은 책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셋째, 보이지 않는 ‘제3자’의 실체다. 이 인물이 단순 전달자인지, 의도적 개입자인지에 따라 사안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세 가지 축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는 후보 자격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법적 판단으로 넘어간 순간, 정치적 책임은 사법적 책임으로 치환된다.
더 큰 문제는 ‘패턴’이다. 연제창 후보는 이미 같은 당 경쟁 후보 측으로부터 고발됐다가 화해로 마무리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고소로 이어졌다. 고발 취소 → 화해 → 재고소. 이 반복 구조는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 정치적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는 언제나 법적 대응이 들어선다.
경선이 ‘검증’의 과정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검증과 공격은 다르다. 검증은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공격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수단이다. 지금 포천의 경선은 어느 쪽에 가까운가.
더 우려되는 지점은 당 조직까지 갈등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후보 간 충돌을 넘어, 지역위원장 직대까지 직접 고발에 나선 것은 단순한 내부 경쟁을 넘어선 ‘권력 충돌’의 양상을 띤다. 이 경우 경선은 더 이상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세력 간 대결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 경선이 정책이 아니라 프레임 싸움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누가 더 나은 정책을 제시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큰 타격을 입느냐가 관건이 되는 순간, 유권자의 선택 기준은 흐려진다.
아이러니한 것은, 불과 하루 전 두 후보가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평가받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이다. 그 선언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정치에서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오래된 명제가 다시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경선 갈등을 넘어, 한국 정치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검증 없는 폭로, 폭로에 대한 고발, 고발 이후의 진실 공방.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라지는 정책. 지금 이 경선은, 과연 ‘포천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선거인가. 아니면 ‘누가 먼저 무너지느냐’를 겨루는 싸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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