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연제창의 출판기념회는 시작부터 묘한 장면을 만들었다. 정책 비전을 담은 책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행사장을 채운 얼굴들은 단순히 한 후보의 지지자들로만 구성되지 않았다. 여야를 가리지 않은 전·현직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풍경은, 이 출판기념회가 ‘필연적으로 정치적인 장면’이었음을 보여준다.
이 장면은 우연일까. 기자 시각에서 보자면 그렇지 않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의도보다 효과이고, 초대 여부보다 결과로 남은 그림이다. 특히 출마 선언 이후 첫 대규모 공개 행보라는 점에서, 이날 출판기념회는 연제창 개인의 이벤트를 넘어 선거판 전체가 필요로 한 장면에 가까웠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참석자의 구성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뿐 아니라 백영현 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인사들이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 연 부의장 측은 공식 초대가 없었고, 일부는 의정회 공지를 통해 참석했으며, 백 시장 역시 행사 직전 참석 의사를 전해왔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은 사실관계 차원에서는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연제창 부의장 출판기념회에 백영현 포천시장(국민의힘)도 참석했다.[사진/정연수 기자]
그러나 정치적 해석은 여기서 시작된다. 출마 선언 이후 첫 공개 행사, 그리고 여야 인사들의 집단적 등장. 이 두 요소가 겹치는 순간, 해당 장면은 더 이상 ‘개인적 친분’의 영역에 머물 수 없다. 정치권에서 이런 장면은 대개 '누군가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표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할 때' 등장한다.
지역 정가에서 이 장면을 ‘전략적 관망’으로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포천시장 선거 구도에서 가장 민감한 지점은 현직 시장인 백영현과 민주당 내 경쟁 주자로 거론되는 박윤국 전 포천·가평 지역위원장 간의 접전 구도다.

백영현 시장이 연제창 삼행시로 출판기념회 축사를 대신했다.[사진/정연수 기자]
여론조사에서 두 인물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백영현 시장과 연제창 부의장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격차가 상대적으로 벌어진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선거판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야권 표심이 한 인물에게 응집되는 것이다.
반대로, 변수의 존재는 판을 유연하게 만든다. 연제창이라는 후보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선거 구도를 분산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여야 인사들이 한 공간에 모인 이유를 개인적 호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여기에 이철휘 전 위원장의 깜짝 등장도 선거판의 흐름을 바꾸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윤국 전 위원장을 정조준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국민의힘 당직자들 속내가 궁금한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장면을 ‘연대’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연제창 부의장은 이날 정책과 책에 집중했고, 정당 간 협력이나 선거 구도에 대한 직접 발언을 피했다. 이는 오히려 자신이 누군가의 전략적 도구로 소비되는 것을 경계한 태도로 읽힌다. 즉, 이 장면은 연제창이 만들었다기보다 선거판이 연제창을 필요로 한 결과에 가깝다.
정치의 출발선에서 만들어진 이 장면은, 한 후보의 정치적 체급을 가늠하게 한다. 아직 판을 주도하는 위치는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출판기념회라는 비교적 부드러운 형식을 빌렸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포천시장 선거는 이미 정책 경쟁을 넘어, 누가 판을 흔들 수 있는가의 싸움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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