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평 댐 밑 하천에 54홀, 44억 5천만 원 '쾌척?'
경기 가평군이 관내 6개 읍·면에 파크골프장 6곳을 조성·확충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분과 달리 재해 취약 입지와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가평군은 지난 15일 “청평면 대성리에 총사업비 44억5천만 원을 투입해 54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올해 12월까지 조성한다”고 밝혔다. 총면적은 6만4,497㎡로, 군이 추진 중인 파크골프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군은 이 사업을 위해 원주지방환경청으로부터 하천점용허가와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으며, 오는 4월 착공해 연내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논란의 핵심은 기존 청평면 대성리 파크골프장과 이번 54홀 확충 사업, 그리고 신규로 계획된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하천변 또는 하천부지에 조성된다는 점이다.
가평군은 최근 수년간 국지성 집중호우로 2~3년 주기로 자라섬 일대가 수몰 피해를 입어왔다. 같은 하천 수계에 위치한 청평면 대성리 일대 역시 여름철마다 침수 위험이 반복돼 왔다. 실제 기존 대성리 파크골프장은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와 토사 유입 피해를 겪었고, 이로 인해 잔디와 배수시설, 각종 시설물 보수가 반복돼 왔다. 신규로 추진되는 54홀 확충 구간 역시 ‘물폭탄’을 피하기 어려운 하천 인접지에 포함돼 있다.
가평군은 파크골프장이 유지관리 비용이 적은 생활체육 시설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하천변 입지 특성상 침수 이후 복구 비용과 반복적인 보수비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몰 시에는 잔디 전면 교체, 토사 제거, 배수시설 재정비, 안전시설 복구 등이 뒤따른다. 이는 초기 조성비와 별도로 매년 유지관리 예산을 잠식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하천부지 체육시설은 조성 단계에서는 비용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수해가 반복되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가장 비싼 시설이 된다”고 말했다.

가평읍 달전리 하천변에 건설중인 파크 골프장
■ 초고령화 대응인가, 과잉 투자 논쟁인가
가평군 인구의 약 34%는 65세 이상으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군은 파크골프장을 고령층 친화형 생활체육 시설로 규정하며 사업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초고령 지역일수록 더 필요한 것은 재해에 취약하지 않은 안정적 인프라와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라며, “대형 하천변 시설 확충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54홀이라는 규모 자체가 ‘생활체육’의 범주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수요 예측, 대체 부지 검토, 수해 대응 계획 등 핵심 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가평군은 이번 사업을 “군민 건강과 여가 증진을 위한 체감형 정책”으로 설명한다. 군 관계자는 “일상 속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 공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복되는 수몰과 복구가 전제된 하천변 대규모 시설 확충이 과연 지속 가능한 선택인지, 그리고 그 비용을 누가, 언제까지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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