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끝까지 판다'...검찰, 가평군청 ‘입찰 카르텔 의혹’ 재수사 지휘
[1편] 공무원 7명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자라섬 수변생태 공사, ‘W건설사로 갑자기 변경’의혹
◎군,감사보고서에 멀쩡한 회사 “임금체불,자금난 적시”
[NGN 뉴스=남양주·가평=‘끝까지 판다’] 정연수 기자=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지청장 백재명)은 지난 9월, 경기북부경찰청이 불기소처분(혐의없음)한 가평군청 공무원 A씨 등 6명에 대한 직권남용 등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고 지휘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5월 K 건설업체가 가평군청 회계과 3명, 감사담당관실 4명 등 공무원 7명을 경찰에 진정하면서 시작됐다.
수사를 했던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수사1대는 지난 8월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무혐의 처분에 불복한 진정인은 최근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법경찰관에 대한 재수사 요청을 남양주지청에 제출했고, 검찰은 지난 9월 21일 경찰에 재수사 지휘를 통보했다.
피진정인인 공무원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등이다.
진정인이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가평군청이 발주한 자라섬 수변 생태관광 벨트 조성 공사의 적격심사를 통과하여 진정인 회사가 원청으로부터 하도급 계약을 받았음에도, 원청이 아무런 이유 없이 관내 W 건설로 변경한 배경에는 계약팀과 감사실 공무원들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진정인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원청 대표는 전화로 “군청으로부터 압박이 심하여 괴롭다고 하소연하며 하도급 계약을 철회해 줄 것을 종용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원청이 일방적으로 W 건설로 하도급 업체 변경신청서를 군청에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원청은 발주처인 가평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을’의 처지에 있기 때문에, 갑자기 W 건설에게 하도급 계약을 변경해 준 이유를 명백하게 못 밝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인은 특히, 원청이 일방적으로 W 건설로 하도급 변경을 해 주는 과정에서 "가평군이 하루 만에 승인해 준 것도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음을 의심케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직권남용과 관련해 진정인의 법률대리인은 “원청과 담당 공무원인 피의자 측과 통화 내용 등 접촉 여부 등에 대하여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한 휴대전화 통화 명세(디지털 포렌식)확보 등 철저한 조사가 요구됨에도 경찰은 피의자들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섣불리 ‘무혐의 결정’을 한 것은 수사 미진”이라고 지적했다.
진정인은 또 가평군청 감사실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허위공문서 작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입수한 관련자료 등을 분석해 보아도 진정인의 주장이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진정인은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 경기도와 국민권익위 등에 가평군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었다.
경기도는 가평군 감사실에 자체 감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군 감사실은, 진정인의 회사가 "사업자금 및 체불 민원" 등 의 문제가 많다며 터무니 없는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진정인은 감사보고서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원청회사(달전천 공사)의 문제다”라고 항변했으나, 가평군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률대리인은 “원청의 결격사유를 하도급 공사를 한 진정인 회사의 결격사유로 오인하게끔 감사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그 경위나 동기 등에 비추어 보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다’는 인식이 뚜렷하고, 그 범의(犯意)도 명확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법률 대리인은 또, 가평군이 감사할 시기에 진정인 회사는 "가평군이 발주한 7~8개의 공사를 하고 있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감사실 공무원들이 자금 및 임금체불 등 결격 사유가 있다"는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명백한 허위 공문서 작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진정인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증거, 그리고 감사보고서와 부합되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함에도 감사담당자 한 명만 형식적으로 조사하고 섣불리 무혐의 결정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 등을 재수사요청서에 적시했다.
이 사건, 자라섬 수변 생태관광 벨트 공사를 수주한 원청은 수원에 기반을 둔 업체로 가평엔 아무런 연고가 없는 회사이며, 이번 공사가 가평군으로부터 발주받은 첫 번째 공사이다.
가평군에서 그동안 여러 건의 공사를 발주하였으나 '적격심사 까지 통과한 하청업체를 원도급회사가 독단적으로 변경한 사례는 없었다.'
따라서 적격심사까지 통과한 하도급업체를 원청이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가평군은 W 회사로 변경된 하도급 계약서를 하루 만에 속행 처리해 준 점 등으로 볼 때 공무원들이 개입했다는 의심 정황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히, 도급 규모와 공사 실적을 비교해도 진정인 측의 회사와 W 회사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격차가 커 공무원들의 ‘이권 카르텔’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검찰로부터 재수사 지휘를 넘겨받은 경찰은 오는 12월 4일까지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결과를 알려야 된다.
본보는 가평군 비선 실세로 불리는 L씨 등이 업자로부터 금품 및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에 있다.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 밝혀지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