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부 “잣 주산지 가평에서 홍천으로...”

가평의 대표적 명물 잣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 소나무의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에 이미 감염됐거나 확산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 잣나무, 해송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 먹는 선충이다.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에 기생하며, 이를 통해 나무에 옮겨 고사 시키는 것으로 일단 걸리면 감염된 나무뿐 아니라 주변 나무들까지 제거해야 할 정도로 잣나무에는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가평군 산림 자원의 효자 품목인 잣 생산량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편집자 주-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북부지방 산림청이 밝힌 경기·강원도 지역 소나무재선충 발생 연접 시·군 방제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가평군은 지난 2013년 외서면 삼회리에서 잣나무 재선충 한그루가 발생한 이후 매년 피해 면적이 확산하고 있다.
그후 2016년 2,150그루, 2017년 5,981그루. 2018년 2,353그루, 2019년 1,653그루의 잣나무에서 재선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평면 대성리,가평읍 승안리, 경반리는 재선충 집중 피해지역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뿐 아니라 북면을 제외한 12개 마을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2개리 전역에서 재선충이 발생한 상태다.
이처럼 재선충이 가평군 전역의 잣나무를 습격해 피해 면적이 확대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나, 가평군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느긋한 입장이다.
북부지방산림청이 밝힌 북부권 소나무재선충 피해 현황 조사 결과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

위 자료만 보면 가평군은 재선충 심각도 5단계 중 경미한 5단계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평군, 재선충 심각성 못 느끼고 여유 만만
가평군은 그동안 특히 승안리, 경반리 일대 재선충 발병 잣나무들을 소 구역 베기와 모두 베기식의 공격적인 방법으로 공략했다고 한다. 하지만 발병 즉시 제거해야 하나,늑장 대처를 하고 있다.실제로 가평군의 잣나무 재선충 발생 경과를 보면, 과거 한그루씩 발생하는 단목에서 소구역으로 확대되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소구역 베기와 모두 베기식의 방법으로 대처한 것이다.
그러나 모두베기와 소구역 모두베기를 하려면 산주(山主)의 동의가 필수적이나, 비병징목(반출금지 구역에서 잎의 변색 또는 시듦, 고사 등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은 겉으로 보기엔 건전한 잣나무를 뜻함)까지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선제적 방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재선충 주범인 북방수염하늘소 애벌에 박멸을 위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예방주사를 주입해야 하지만,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이마저도 쉽지않다.
또한, 북방수염하늘소 애벌레가 성충이 되어 잣나무를 옮겨 다니며 재선충을 확산시키는 여름철에 항공방제가 절실하나 유기농 농가들의 민원 등 역기능적 문제로 손도 못 쓰고 있다.
■항공방제 역기능과 민원으로 엄두조차...
앞선 보도(제1.2부)에서도 지적했듯이 잣 생산량이 곤두박질하는 이유가 단순 재선충 때문만은 아니고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는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겠지만, 인간의 노력 여부에 따라 피해와 수확량 감소는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걸리면 죽는다는 고정관념에 스스로 몰입되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포기를 한다면, 국내 최대 잣 생산지인 가평군의 명성은 옛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가평군 전체 임목 가운데 35%를 차지하는 잣나무가 머지않은 장래에 재선충으로 사라진다면 이는 가평군민의 재앙이고, 국가적 손실이다.
따라서 범국가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해서라도 잣나무의 회생과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범국가 차원서 대책 강구 절실... 국가적 손실이고 재앙!
가평군에는 약 50여 개의 잣 가공공장이 있었다.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이들 업체엔 400여 명이 고용되어 연간 150억 원의 소득을 올렸었다.
하지만 생산량 감소로 상당수의 가공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전업을 한 상태다. 가평군의 잣 산업이 쇠락하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 “강원도 홍천군이 새로운 잣 생산 메카로 급부상했다.”
불과 7~8년전 까지 홍천군 자체의 잣 생산량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홍천군과 산림조합의 적극 행정으로 인제·양구·영월·평창·정선·태백 지역에서 생산되는 잣을 전량 수매해 높은 소득을 올리며 효자 품목으로 급 부상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 지역에서 잣을 수확하고 있는 업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가평군민들이다. 가평군에서 잣을 수확하던 K 씨는 5년 전 강원도 정선 잣 밭을 매입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홍천 등 강원권에서 잣 사업을 하는 가평군민 출신은 K 씨를 포함해 20여 명에 이른다. 정선군에서 잣 수확을 하는 K 씨와 P 씨는, 가평군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잣의 50~60%는 강원도 잣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평군은 더 이상 잣의 메카가 아니다”며 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홍천군이 잣의 메카로 급 부상했다”고 전했다.
■홍천군, 가평 잣 생산 및 판매량 추월
일제 강점기와 박정희 때 심은 가평군의 잣나무는 70년 이상 되어 늙고, 재선충으로 병들고 있다.
행정당국과 군민도 잣나무는 그냥 산에 있는 나무가 아닌 가평군민의 소득과 직결되는 주요 먹거리라는 인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진 출처 : 홍천 산림조합)
10여 년 전 인근 강원도 홍천 산림조합이 가평군 산림조합을 방문, 가평 잣을 벤치마킹한 사례가 있다. 그랬던 홍천군과 산림조합이 잣 생산과 판매 실적에서 가평군을 추월했다. 4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