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설관리공단은 퇴직 공무원 전용 자리인가”…‘회전문 인사’ 논란 재점화

오는 7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인선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에서 또다시 '회전문 인사'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본보가 수년간 반복적으로 지적해 온 퇴직 공무원 중심의 공단 인사 관행이 이번에도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005년 출범 이후 역대 이사장 7명 가운데 5명이 군청 퇴직 공무원 출신이었다. 공단이 시설 운영과 경영 혁신을 책임지는 공공경영 조직임에도 전문 경영인보다는 행정 관료 출신이 사실상 독식해 온 셈이다.
문제는 이번 인선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입소문이 단순한 풍문 수준을 넘어 상당히 구체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지역 정가에서는 국장 출신 K씨와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K씨 등이 차기 공단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이미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물론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상당수 군민들이 이런 이야기를 전혀 놀랍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럴 수도 있지." "지금까지 늘 그래왔잖아." "공모는 형식이고 결정은 이미 끝난 것 아니냐." 지역사회에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자체가 가평군 인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의 행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인물은 4년 전 주민자치위원장 경력과 김성기 전 군수 등의 권유를 받아 군수 예비후보로까지 등록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돌연 특정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단 이사장 자리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국장 출신 K씨 역시 선거 기간 내내 서태원 후보 유세장마다 모습을 드러냈다. 퇴직 이후 별다른 대외 활동이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 선거운동 현장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혹시 공단 이사장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캠프 핵심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장 역시 공직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군수도 공직자 출신, 선대위 핵심도 공직자 출신, 공단 이사장도 공직자 출신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짬짬이 인사"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퇴직 공무원들이 선거를 돕고, 선거가 끝나면 각종 산하기관과 공공기관 자리를 나눠 갖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특히 문제의 핵심은 공개모집 제도에 대한 신뢰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상 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복수 후보를 추천하고 군수가 최종 임명한다.
제도만 놓고 보면 공정한 공개경쟁 구조다. 그러나 결과가 늘 비슷하다 보니 군민들은 공개모집 자체를 믿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정해진 사람 앉히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응모자들은 들러리 서는 것 아니냐." "인사위원회는 요식행위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공단 이사장 공모가 시작되면 민간 전문가와 경영인, 관광 전문가, 체육시설 운영 전문가 등이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결과가 또다시 퇴직 공무원으로 귀결된다면 공개모집의 취지는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더욱이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지금도 만성 적자 구조와 운영 효율성 문제를 안고 있다. 관광시설 활성화, 수익 창출, 체육시설 운영 혁신, 환경기초시설 효율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필요한 것은 행정 경력이 아니라 경영 능력과 혁신 역량이다. 공단 이사장은 퇴직 공무원들의 명예직이 아니라 군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조직의 최고경영자여야 한다. 따라서 이번 인선만큼은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절차와 객관적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만약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도왔다는 이유로, 또는 과거 공직 경력만을 이유로 특정 인물이 공단 이사장에 임명된다면 지역사회는 이를 또 하나의 '보은 인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인가. 아니면 이미 정해진 사람을 앉히기 위해 공개모집이라는 형식만 거치는 것인가." 7월 공단 이사장 인선이 그 답을 보여줄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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