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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 탐사보도】 ⓸부 AI 시대에 멈춘 가평군 축산정책… 축분 100% 논밭 처리 ‘아날로그 행정’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3.10 10:19
  • 조회수 3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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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 자원화 시설도, 실질적 단속도 없다… “농경지 환원만 되풀이”

축분처리중.jpg

10일 오전 9시,가평읍 하색리 농경지에 투기한 축분을 포크레인으로 처리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청정 가평’을 내세우는 경기도 가평군의 축산정책이 정치권 도마 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과 스마트 농업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정작 축산분뇨 처리 정책은 논밭 살포 중심의 전근대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 결과 가평군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축분 100%가 농경지 환원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평군에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동 자원화 시설이 없고, 민간 퇴비공장 기능도 사실상 약화된 상태다.

 

그럼에도 가평군 행정은 “농경지 환원은 정상적인 처리 방식”이라는 원론적 설명을 반복하고 있다. 축산분뇨 관리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에도 있다는 점에서 가평군 축산정책이 사실상 ‘아날로그 행정’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 축분 100% 논밭 처리… “구조적 한계 방치”

 

가평군 축산정책의 기본 구조는 단순하다. 축산분뇨를 농경지에 환원하거나 일부를 민간 퇴비공장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군은 이 두 방식 모두 합법적이며 농경지 환원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정상적인 처리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합법 여부와 정책 타당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밭에버린 소똥.jpg

 

실제 현장에서는 일부 농경지에 축분 더미가 쌓여 있고, 침출수로 의심되는 흔적과 악취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농경지 환원은 충분한 부숙과 살포 기준, 환경 관리 체계가 갖춰져야 가능한 방식인데 가평군은 이를 현대적 자원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채 기존 방식에 의존해 왔다는 평가다.

 

▣ “시설 없다”는 해명… 정책 부재 드러내

 

가평군은 공동 자원화 시설이 없는 이유로 축산 규모 부족과 경제성 문제를 들고 있다. 돼지·닭 분뇨나 음식물 폐기물 등 자원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해 대규모 시설 투자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민간 퇴비공장 기능 약화 역시 시설 노후화와 장비 철수, 퇴비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들었다.

 

축산환경팀.jpg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오히려 가평군이 축분 처리 구조의 취약성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 자원화 시설이 어렵다면 대체 시스템을 마련하고, 민간 퇴비공장 기능이 약화됐다면 공적 관리 방안을 마련했어야 하지만 가평군 행정은 결국 농경지 환원이라는 기존 방식에 의존해 온 셈이다.

 

▣ 단속 사실상 전무… “관리 의지 있나”

 

더 큰 문제는 관리와 단속이다. 군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축산분뇨 처리와 관련한 고발 사례는 없고 기억나는 사례도 태봉리 돈사 1건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지도나 조치명령 수준에서 끝났다는 것이다.

 

이는 행정이 축산분뇨 문제를 환경 위험과 구조적 행정 과제로 보기보다 농가 계도 수준의 문제로 인식해 왔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대 축산정책은 단순 처리 수준이 아니라 ►자원화 시스템 ►처리 인프라 ►유통 구조 ►환경 감시 체계 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가평군은 여전히 “논밭으로 보내면 된다”는 수준의 정책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청정 가평” 간판 뒤 축분 1만4천 톤

 

가평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는 연간 약 1만4천 톤 규모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동 자원화 시설은 없고 민간 퇴비공장은 약화됐으며 농경지 환원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단속까지 미미하다면 현대적 축산 관리 체계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축산과.jpg

 

결국 가평군 축산정책의 문제는 축분이 공장으로 가느냐 논밭으로 가느냐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문제는 행정이 농경지 환원을 사실상 만능 해법처럼 내세운 채 자원화 실패와 관리 부실, 민간 의존 구조의 붕괴를 방치해 왔다는 점이다. 

 

농경지 환원이라는 이름 아래 이어져 온 가평군의 축산분뇨 정책은 순환농업의 선진 모델이 아니라 대책 없는 아날로그 행정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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