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부] 약속의 무게 — 완전 지하화와 행정의 신뢰
의정부시 자일동 주민들이 소각장 건설과 관련된 시의 약속 이행에 불만을 표하며, 시설의 완전 지하화 등 원래 합의된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시는 2030년까지 소각장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반발과 시의 정책 변경으로 인한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소각장 논란은 단순한 환경시설 갈등이 아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한 공론장, 행정의 약속, 그리고 신뢰의 붕괴와 회복이라는 한국형 거버넌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회적 실험이다.
이 10부작 기획기사는 논란의 배경과 쟁점, 각 주체의 입장, 진행 과정의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해법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갈등의 본질은 무엇이며, 진정한 상생과 신뢰 회복은 어떻게 가능한가?
독자 여러분이 현장의 목소리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오늘의 자일동이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질문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의정부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완전 지하화’ 약속 뒤에 숨겨진 갈등과 과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은 시민공론장을 통해 도출된 ‘완전 지하화’ 약속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230톤/일 처리 용량의 소각시설을 자일동 환경자원센터 내에 지하화해 주민 불편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약속은 주민과 행정 간 신뢰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 완전 지하화
공론장의 핵심 합의 2023년 7월 시민공론장에서는 소각시설 지하화가 주민 수용성 제고와 환경 피해 최소화의 핵심 방안으로 제시됐다.
공론장 참여자의 24.6%가 지하화 및 지역 랜드마크화 시설 조성을 지지했으며, 입지로는 76.1%가 자일동을 선택했다.
김보경 환경자원국장은 “시민들이 직접 설계한 공론장의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현실과의 괴리
불신의 씨앗 하지만 2024년 말부터 지하화 계획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암반 공사비 증가와 기술적 난관을 이유로, 소각시설 일부를 ‘반지하화’하거나 지상화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졌다.
주민들은 “완전 지하화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며 강한 불신을 표출한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과정과 관련 자료가 주민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정보 비공개’ 논란도 불거졌다.
주민대표들은 “지하화, 반지하화, 지상화 세 가지 안에 대한 검토 내용을 알 권리가 있다”고 요구한다.
◇ 환경영향평가와 굴뚝 높이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의정부시는 굴뚝 높이를 최대 100m로 계획해 대기오염물질 확산을 최소화하려는 방침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59m, 80m, 100m 세 가지 안 모두 적정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암반 발파로 인한 소음·진동, 악취, 기존 음식물처리시설과의 복합 환경오염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2차 피해 저감 방안도 설계기준에 따라 검토 중이나, 주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주민편익시설과 인프라 확충
주민경청회 결과에 따라 수영장, 실내골프연습장 등 체육시설과 환경자원센터 진입로 양측 공원화 계획이 마련됐다. 또한 상하수도, 도시가스, 도로시설 등 기반시설 설치가 일부 완료됐으며, 나머지는 행정절차를 거쳐 순차 추진 중이다.
◇ 신뢰 회복과 과제
의정부시가 시민공론장 결과를 존중하는 태도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완전 지하화’라는 약속이 흔들리고, 정보 공개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주민 불만은 사업 추진의 큰 걸림돌이다.
김보경 국장은 “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약속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행동이 뒤따라야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
‘완전 지하화’는 단순한 시설 배치 문제가 아니다. 주민 신뢰와 행정 책임,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미래가 걸린 약속이다.
의정부시는 약속의 무게를 잊지 말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실질적 소통으로 주민과 함께 사업을 완성해야 한다. 그것이 갈등을 넘어 진정한 상생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