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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2부]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역사를 보존하는 것은 치유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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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현 기자 | 기사입력 : 2024.10.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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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뉴스=사람이야기]양상현 기자=어떤 장소가 사라질 때, 그곳에 담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이는 단순히 건물 하나의 철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장소에 깃든 사람들의 삶, 아픔, 그리고 그로 인한 치유의 과정도 함께 지워지는 것이다. 역사를 보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과거를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개발을 추구할 때, 그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들은 무엇일까?


성병관리소와 같은 공간은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은 비극적이었을지라도, 그 자체로 도시의 일부이자 기억해야 할 역사의 조각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아픔을 더 이상 꺼내고 싶지 않아 하며, 그 장소가 사라지길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고통은 단지 피해자 가족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그 사건의 당사자였다. 우리 모두가 상처받았고, 그 슬픔을 함께 짊어졌다. 

 

마찬가지로, 동두천의 역사적 상처 역시 특정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성병관리소가 담고 있는 기억은,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품고 있는 상처다. 그것을 지우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를 지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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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보존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일은 단지 건물의 보존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그 자체로 상처의 흔적이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곳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독일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그대로 두고 기억하는 이유는, 그곳이 단순히 비극의 상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폭력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상징이다. 만약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다면, 독일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잔혹한 과거를 기억하며, 동시에 치유와 반성을 위한 장소로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 역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을 없애는 대신, 치유와 기억의 장소로 변모시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과거를 덮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만이 발전은 아니다. 우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치유의 길을 찾아야 한다.


▣ 개발이 모든 해답은 아니다


동두천의 개발 계획은 마치 역사를 지우고 새로운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사를 외면한 발전이 과연 진정한 발전일까? 우리 국민들은 단지 새로운 호텔이나 빌딩에만 관심을 두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민족이다. 그 과거가 아무리 아프더라도, 그 속에서 치유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개발론자들은 종종 국민들을 단순한 소비자로만 본다. 멋진 건물을 지어주면, 거기에 와서 돈을 쓰고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기억할 장소를 원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성병관리소와 같은 곳을 보존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치유와 반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 치유를 위한 보존, 그리고 미래를 위한 기억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고, 그 상처를 통해 치유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성병관리소가 단순히 없애버려야 할 공간이 아니라,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장소로 변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며,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동두천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 역사를 지키고,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존엄과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그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기억을 통해 치유의 길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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