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17일 오후 8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한다. 기상청은 17일 저녁부터 19일까지 경기북부에 최대 150mm 이상, 경기남부에는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18일에는 시간당 20~80mm의 집중호우를 예보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부단체장 중심 상황판단회의, 위험시설 사전점검, 주민 대피 준비, 배수시설 점검, 캠핑장·계곡 이용객 통제까지 구체적인 대응 지침을 시·군에 긴급 지시했다. 지난해 대규모 수해를 겪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비가 오기 전'부터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각, 지난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가평군의 모습은 군민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NGN뉴스 취재 결과, 3일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오후 가평군 건설과장은 연차를 사용했고, 하천시설팀장 역시 자리를 비웠다. 건설과를 찾은 민원인은 "담당자가 없어 월요일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더욱이 건설과장은 연차 중 골프장을 방문한 모습이 확인됐다. 물론 공무원의 연차 사용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고, 근무시간 외 골프 역시 개인의 자유다. 이를 이유만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골프'가 아니라 '시기'와 '책임'이다.
건설과와 하천시설팀은 일반 행정부서가 아니다. 지난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던 가평에서 하천 복구와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다. 아직도 개선복구사업이 진행 중인 현장이 적지 않고, 복구가 끝나지 않은 하천과 축대, 사면은 또 한 번의 집중호우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휴 직전 관리 책임자들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 것은 단순히 개인의 휴가 문제가 아니라 재난 대응 체계가 적절하게 유지됐는지를 묻게 하는 행정의 문제다. 더욱이 경기도는 강우가 시작되기도 전에 비상 1단계를 가동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김성중 행정1부지사는 시·군에 위험시설 예찰과 주민 대피, 현장 대응력 강화 등을 긴급 지시했다.
광역자치단체는 비상체제를 가동하는데, 정작 현장 최일선인 기초자치단체 핵심 부서에서는 책임자들이 동시에 부재했다면 군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가평은 지난해 수해의 아픔을 누구보다 크게 겪은 지역이다. 복구가 아직 진행 중인 현장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 관련 부서의 간부들에게는 일반 행정 이상의 책임감과 긴장감이 요구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공방이 아니다.
서태원 군수는 당시 건설과와 하천시설팀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재난 대응과 민원 처리가 정상적으로 유지됐는지, 대체 지휘체계는 어떻게 운영됐는지 군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재난은 휴일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행정 역시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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