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과장 연차·하천시설팀장 부재…민원인 "담당자 없어 월요일 다시 오라더라“
-주말부터 비 예보 속 재해복구 총괄부서 공백
16일 연차를 낸 가평군청 건설과장이 골프장에서 일행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가평군민 제보]
3일간의 연휴를 앞둔 16일 오후, 가평군청 건설과가 사실상 '책임자 없는 행정' 상태를 보이면서 주민 불편과 공직 기강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본보는 이날 오후 2시께 취재를 위해 가평군청 건설과를 찾았다. 그러나 건설과장 자리는 비어 있었다. 직원에게 "과장님은 어디 계시냐"고 묻자 "연차를 내셔서 월요일에 출근하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하천시설팀을 찾았지만 이곳 역시 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직원은 "병원에 갔다"고만 설명했다. 같은 시각 건설과 사무실을 나오는 한 민원인은 기다리던 일행에게 "담당자가 없어 월요일에 다시 오라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의 손에는 민원 관련 서류가 들려 있었다. 민원인은 결국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번 문제는 특정 공무원의 연차 사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연차휴가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며 공무원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주민과 직접 접촉하는 행정 부서, 특히 대형 공사와 재난복구를 총괄하는 부서의 관리책임자는 연휴 직전이나 민원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조직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건설과는 현재 가평군의 도로·교량·하천 개선복구와 각종 재해예방 사업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다. 지난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은 이후 아직도 상당수 복구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 바로 이 부서의 관리 대상이다.
더욱이 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전국적인 비를 예보했으며, 시간당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가평은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수많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아직도 하천과 제방, 사면 등 복구 현장은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일부 구간은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추가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점이라면 건설과와 하천시설팀은 어느 부서보다 현장을 점검하고 위험 요소를 확인하며 비상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연휴를 앞둔 이날 건설과장은 연차를 사용했고, 본보 취재 결과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시간 외 골프를 즐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며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재난 대응의 최일선 부서를 책임지는 관리자가 황금연휴를 앞두고 연차를 사용한 결과 민원인이 헛걸음을 하고, 책임자들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 상황이 발생했다면 이는 단순한 개인 일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자의 책임 의식과 조직 운영의 문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사회에서 간부의 역할은 직위를 갖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조직을 지키고 책임지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 최악의 수해를 겪은 가평에서 건설과와 하천시설팀은 단순한 행정부서가 아니라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국지성 집중호우 예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관리책임자가 연휴를 선택한 것이 과연 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판단이었는지는 공직사회가 스스로 답해야 할 문제다.
이에 대해 인사권자인 서태원군수는 당시 책임자 부재에도 민원 처리와 재난 대비 체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됐는지, 대체 근무체계는 어떻게 운영됐는지에 대해 군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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