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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이름만 있고 사람은 없다”… 가평군, 지금 ‘전수조사’ 외엔 답이 없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1.09 14:38
  • 조회수 1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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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수조사는 선택이 아니라 ‘행정의 최소 책무’다

하천정비공사.jpg

위 사진은 보도와 무관하며,이해를 돕기위한 이미지 임을 알려드립니다.[편집자]

 

가평군 관급공사 현장에서 ‘건설면허(기술자 명의) 대여’ 의혹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현장에 상주해야 할 기술자·현장대리인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 공사는 소수 인력이 여러 현장을 동시에 돌며 관리하는 방식이 구조화됐다는 것이다.

 

핵심은 단순하다. 현장에 사람이 없다는 말은 곧, 법이 정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피해는 결국 부실시공, 안전사고, 재시공 비용 증가로 이어져 군민의 세금과 생명에 직결된다.그런데도 지금까지 “별일 없었다”는 듯 지나왔다면,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왜 지금까지 문제 삼지 않았나.


서류와 현실이 갈라지는 순간, ‘면허 대여’는 의혹이 아니라 ‘점검 대상’이 된다. 건설
산업기본법은 건설업 등록 명의의 대여 행위를 금지한다. ‘면허증을 빌려주는’ 전형적인 형태만이 아니다. 현장에 있어야 할 기술자가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데도 명의만 등록돼 있고, 한 사람이 여러 현장에 중복 배치돼 상주가 불가능한 구조라면, 그 자체로 “의심해볼 만한 징후”가 된다. 

 

법조계에서도 “상주 의무는 선택이 아니라 핵심 요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류가 갖춰졌다고 끝이 아니라, 서류와 실제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처벌 수위는 ‘가볍지 않다.' 적발되면 5년 징역까지 가능한 사안이다. 이 문제가 더 이상 ‘업계 소문’으로 취급돼서는 안 되는 이유는 처벌 수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면허 대여가 인정될 경우, 면허를 빌려준 자와 빌린 자 모두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영업정지, 등록말소, 입찰 제한 등 연쇄적 행정 제재가 이어진다. 관급공사 참여를 전제로 사업을 꾸려온 업체라면, 단속은 곧 ‘생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행정이 평소에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한 번 수사로 번지면 지역 산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알면 방치, 모르면 무능”이라는 딜레마 

 

문제는 가평군이 손만 뻗으면 확인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이다. 현장 상주 여부는 현장 방문 확인,기술자 출퇴근·근무기록,4대 보험 이력,위치 기반 출입(전자출근) 기록 등 기초적 점검만으로도 교차 검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수년간 관행이 유지됐다면, 가평군은 불편한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전자라면 ‘묵인·방조’ 의혹, 후자라면 ‘관리·감독 무능’ 논란이다. 어느 쪽이든 행정 신뢰는 흔들린다. 전수조사는 선택이 아니라 ‘행정의 최소 책무’다 가평군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복잡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의지’다. 

 

관내 관급·하도급 현장 전수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현장에서 KISCON 등록 정보와 4대 보험·급여 이력 교차 검증,불시 현장 점검(상주 여부 확인),위반 적발 시 원청·하도급 동시 책임 원칙 확립,재발 방지 위해 전자출근부·위치기반 출입 시스템 도입 등 이 중 일부만 해도, ‘유령 기술인’ 구조는 급격히 흔들린다.

 

정상적으로 인력을 유지하는 업체만 손해 보는 구조를 끊어내는 것이야말로 공정한 시장의 출발점이다. 가평군이 침묵하면, 의혹은 ‘사실’처럼 굳어진다. 관급공사는 “세금으로 하는 공사”다. 그래서 법은 현장 인력 배치와 상주 의무를 촘촘히 요구한다. 이 안전장치가 무너졌다는 의혹 앞에서, 행정이 침묵한다면 의혹은 확산되고, 결국 지역사회는 이렇게 받아들이게 된다.

 

가평군이 해야 할 선택은 분명하다. 전수조사 착수와 결과 공개다. 이 두 가지가 신뢰 회복의 최소 조건이다. 가평군은 이제 답해야 한다. 정면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으로 의혹을 키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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