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곡2리·3리 주민들 고소고발전 돌입... "전수조사만이 해법" 목소리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서 지난 3월 6일 발생한 전투기 오폭사고 피해보상을 둘러싸고 인근 마을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노곡2리가 가구당 723만원의 생활안전자금을 지급받은 가운데, 노곡3리 주민들이 같은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며 법적 분쟁까지 번진 상황이다.
25일 노곡2리 전투기 피해 대책 비상위원회 이창진 사무국장과의 통화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3일 서로를 고소고발하며 본격적인 법적 다툼에 돌입했다.
▲폭탄이 폭발하면서 거대한 불기둥이 형성됐다. 이 사고로 주변 마을이 초토화 됐다.[사고 당시 CCTV]
이창진 사무국장은 "노곡3리에서 우리 마을 어르신 80여명이 먹고 있는 국방부 지원 점심식사를 절반씩 나눠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미 먹고 있는 사람들을 못 먹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갈등의 발단은 생활안전자금 지급 과정에서 비롯됐다. 노곡2리는 주 피해지역으로 분류돼 가구당 723만원을 지급받았지만, 노곡3리는 34가구가 피해 신고를 했음에도 별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처음에는 같은 비상대책위원회에 있었는데, 노곡3리 이장이 마을 전체에 다 달라고 주장하면서 나간 것"이라고 이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피해를 입은 34가구만 받자고 했는데, 개인당 600만원씩 달라고 하니 합의가 안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곡2리 주민들의 분노는 재난지역 특별사업 배정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20억원 규모의 재난지역 활성화 사업이 주 피해지역인 노곡2리가 아닌 장암리에 우선 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지역활성화를 만들어주려는 게 정부 사업의 목적 아니냐"며 "아무 피해도 안 입은 곳에 왜 주느냐"고 2리 주민들은 반발했다. 이후 주민들의 항의로 노곡2리도 사업 계획에 포함됐지만, 시에 대한 불신은 깊어졌다.
80세가 넘는 고령자가 100여명에 달하는 노곡2리에서는 오폭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도 심각하다. "가스불이 무서워서 아직도 밥을 해 먹지 못하는 어머니들이 많다"며 "100여명이 6개월 진단서를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이 사무국장은 전했다.
양측 갈등 해결의 열쇠는 전수조사에 있다는 게 이 사무국장의 주장이다. "전수조사를 통해 진짜 피해자와 가짜 피해자를 구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피해를 입었으면 당연히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하지만, 목소리만 내면 피해자가 되는 현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포천시의 소극적 대응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에서 초기에 전수조사를 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양측은 오는 9월 2일 포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60년간 함께 살아온 이웃 간의 갈등이 법정까지 가게 된 상황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설령 내가 잘못이 있어도 이런 일로 고발을 하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전투기 오폭사고로 시작된 피해는 이제 지역사회 분열이라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기고 있다. 관련 기관의 명확한 기준 제시와 투명한 조사 없이는 이 같은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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