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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다…베어스타운 사태, 지역사회를 질식시키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5.06.18 14:50
  • 조회수 1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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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 회피하는 대기업, 무너지는 지역경제…'재개장' 아닌 '결단'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절규

3년째 멈춘 베어스타운.00_01_18_20.스틸 002.jpg


때로 침묵은 금이라지만, 포천시 내촌면에서 지난 3년간 이어진 대기업의 침묵은 지역사회를 서서히 질식시키는 맹독이 되고 있다. 

 

2022년 1월 리프트 사고 이후 굳게 문을 닫은 ‘베어스타운’ 리조트, 그리고 그 운영사인 이랜드파크의 기약 없는 침묵은 한때 활기 넘쳤던 마을 전체를 붕괴 직전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기업의 영업 중단이 아니다. 이는 지역 사회를 숙주 삼아 성장한 대기업이, 위기가 닥치자 그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내팽개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정한 교과서이자,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지를 증명하는 참사다.


베어스타운은 내촌면 경제의 심장이자 혈관이었다. 리조트가 멈추자, 그곳에 기대어 살아가던 숙박업소, 음식점, 소매점의 불이 꺼졌고, 수많은 주민이 일자리를 잃었다. 

 

1,200여 명의 주민이 절박한 심정으로 서명한 탄원서는, 이들이 겪는 고통의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주민들을 더 깊은 절망으로 밀어 넣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 그 자체가 아니다. 바로 이랜드파크의 오만한 ‘침묵’이다. 

 

포천시와 주민 대표들의 면담 요청을 수차례 묵살하고, 어떠한 설명이나 계획도 내놓지 않는 태도는 지역 공동체를 사업 파트너가 아닌, 무시해도 좋을 장애물로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 

 

안전점검과 보강공사를 이유로 휴업을 연장하는 행정 절차 뒤에 숨어, 마땅히 져야 할 사회적, 도의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이다.


희망은 때로 잔인한 족쇄가 된다. 3년이 넘는 기다림에 지친 주민들 사이에서 이제는 “차라리 영업허가를 취소해 기대를 접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재개장’이라는 희망고문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모든 것을 끝내고 폐허 위에서라도 새로운 삶을 모색하겠다는 처절한 외침이다. 기업의 침묵이 주민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천시 역시 더 이상 ‘중재자’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랜드파크의 책임 있는 답변을 강제할 수 있는 모든 행정적, 법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이익이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지자체는 시민의 편에 서서 싸우는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


이랜드파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며 지역사회를 외면한 비정한 기업으로 역사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주민들 앞에 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인가. 내촌면 주민들의 절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마지막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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