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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결혼,출산.육아 “너무비싸 포기합니다”

③고액 사교육 상징 ‘영어 유치원’, ‘4세 고시’,‘7세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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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기자 | 기사입력 : 2025.02.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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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결혼 · 출산 기피 현상은 이미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결혼 준비와 출산 ․ 육아에 소요되는 비용은 상승 행진을 계속하며 젊은 세대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결혼 ․ 출산 ․ 유아교육 시장에서 예비부부 ․ 예비부모는 철저히 ‘을’이 되어 울며 겨자먹기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마다 비용부터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서, 혼인과 출산율의 감소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을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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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은 22% 줄고,영어유치원은 오히려 37%가 늘었다

값비싼 유치원비에 '에듀푸어'가 될까 두려워 어쩔 수없이.."

영어유치원들,선착순으로 원비를 받는 데 3초 안에 입금 마감 

 

예식장, 산후조리원에 이어 탈세 조사 대상은 고액 사교육의 상징으로서 육아 부담을 논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영어유치원·영어학원’이다.

 

영어유치원과 학원은 ‘4세 고시’, ‘7세 고시’ 등을 유행시키며 사교육 진입 나이를 낮추고 부모와 아이들을 무한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

 

영유아 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하여 대학 등록금을 훨씬 넘는 고액 유치원비 지출이 당연시되는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이들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은 수강료 외의 교재비 ․ 방과후 학습비 ․ 재료비 등을 쪼개어 현금으로 받은 후 이를 신고하지 않았으며, 정작 이들 중 일부는 빼돌린 소득을 자녀들의 해외 유학 비용으로 사용하는 이중적 면모를 보였다.

 

또한 이들은 실체가 없는 교재 판매 업체나 컨설팅 업체를 가족 명의로 설립한 후, 이러한 위장 업체로부터 교재 등을 매입한 것처럼 가장하여 허위의 비용을 발생시키고 세금을 줄여 신고하였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영어학원 탈세수법.PNG

서울 강남의 유아영어학원. 한달 등록금만 2백만원이 넘는다. 초도물품비용 30만원은 별도로 받는다. 

 

아침 9시 반부터 오후 6시까지. 영어쓰기와 말하기는 물론 수학, 과학, 발레 등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이 빽빽한 수업일정을 따라가야하는 아이들 나이는 만 2살반. 지난 10일 서울 강남 유아영어학원에서 만난 올해 6살인 김모군. 

 

소변을 흘리는 버릇이 생겨 낮 동안에만 팬티를 7번이나 갈아입는다. 한 달 전 영어학원의 외국인 담임교사가 바뀐 뒤부터 생긴 일이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도 영어 노래를 다 외우거나 과제를 마쳐야 한다며 외국인 교사가 보내주지 않았다고 학부모는 주장한다.  

 

<인터뷰> 김모군 

"쉬 못하게 했고, 그 다음엔..." (그래서 어떻게 했어?) "참았지." (그래서?) "쉬가 나왔지." 


소변을 몇 번이나 억지로 참던 김군은 결국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고, 정신과병원에

서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흔히 영어 유치원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유아 영어 학원'. 이런 곳에서 이정도 빽빽한 수업일

정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시설과 교육과정, 교사 자격 등이 모두 정해져 있지만 유아영어학원은 학원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기준을 적용할 수 없어 틈세 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국세청은 결혼 ․ 출산 ․ 유아교육 시장의 비정상적 현금 결제 유도나 비용 부풀리기 등 부조리한 관행을 자세히 점검하고, 조사 대상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관련인의 재산 형성 과정까지 세세히 검증하는 등 강도 높게 진행할 예정이다.

 

탈루 혐의 관련 거래의 금융 추적 및 이중장부 확인, 거짓 증빙에 대한 문서 감정 등을 통해 불투명 현금거래를 하였음에도 현금영수증을 미발급한 사례가 확인될 경우 현금영수증 미발급 가산세(미발급 금액의 20%)를 철저히 부과해야 한다.

 

또한, 사기 그 밖의 부정행위를 비롯한 조세범칙행위 적발 시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형사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정히 조치해야 한다.

 

국세청은 또, 20-30세대가 직면하는 어려움이 곧 우리 사회 전체의 미래와 직결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하에, 젊은 세대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며 세금을 회피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세무 당국은 단순한 탈세가 아닌 민생 안정을 위하여 일반 국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생활 밀접 분야에서의 불공정 관행이나 악의적인 탈루 행위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너무 비싸 결혼, 출산·육아를 포기한다”라는 20-30세대의 지적에 정부가 응답하는 길이다.

 

한편 NGN뉴스의 연속보도 직후 국세청은 예식장.산후조리원.영어유치원 46곳을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동아일보 등 중앙언론도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했다.

   국세청.PNG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이 11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결혼·출산·유아교육 업체 46곳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2030 울리는 가격 횡포…스드메·조리원·영유 46곳 세무조사(엽합뉴스). 초고가 횡포에 '2030' 눈물…스드메·산후조리원·영어유치원 탈세 잡는다(뉴시스).‘고무줄 요금’ 스드메-산후조리원-영어유치원에 고강도 세무조사(동아일보)

 

에듀 푸어[ Edu Poor ]란? 

부채가 있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임에도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며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일컫는 말로, ‘에듀케이션 푸어(Education Poor)’의 준말이다. 다른 말로 ‘교육 빈곤층’이라고도 한다.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 풍토가 낳은 현상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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