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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최고로 빵 잘 굽는 남자”

마을기업 이뤄 ‘빵 6차산업’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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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뉴스 김희경 기자 | 기사입력 : 2019.09.1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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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이 만난사람[8] -  Moon & 6 Pence 고형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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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덕 빵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열정을 다하고 있는 고형재대표와 아내 최혜윤부대표)

  

[김희경이 만난사람(8)=NGN뉴스]  한 미국인이 가족과 함께 쇼핑을 하고 집으로 갈 때 시장바구니 위로 보이는 긴 식빵. 그 홍보물을 보고 왜 항상 식빵이 등장하는지 궁금했던 시절이 있다. 

 

미국인들은 빵을 주식으로 하고 한국인은 밥을 주식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한국인들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빵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문화의 충돌이기보다는 복합문화의 시발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식생활의 융복합과 퓨전요리가 보편화되는 시기에 우리 것을 지키고 새로운 퓨전요리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기로에 있다. 

 

자칭, 타칭 가평에서 빵을 잘 굽는다는 베이커(Baker). 베레모에 코 수염을 기른 모습에서 장인의 모습이 보인다. 자신의 빵에 대한 역사를 달변으로 얘기하는 모습을 보니 그의 세계가 더욱 궁금해졌다.  

 

 

부친 간호를 위해 잘 나가던 사업 접고 귀향

 

달과 6펜스(Moon & 6Pence) 고형재 대표는 부친이 심장질환 수술을 앞두고 중대결정을 해야 했다. 부친이 심장수술 예약을 중단하고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을 때 고대표의 선택은 오직 하나, 부친을 간호하기 위해 사업을 접어야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했던가? 고대표는 부친을 간호하면서 자신도 뭔가에 집중할 것이 필요했다. 평소 빵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차에 인생 후반전의 화두는 ‘빵’으로 정하기로 했다. 

 

고향에 내려온 고대표는 아내 최혜윤씨와 부친 병 간호를 하면서 오직 ‘빵’에 온 정열을 바쳤다. 부친 병 간호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은 빵에 대한 생각만 했다.  

 

병 간호를 해 본 사람은 그 어려움을 알 것이다. 고대표는 묵묵히 부친의 병간호를 해 주고 자신의 하고자 하는 일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 아들과 며느리의 헌신적인 간호가 있어서인지 부친은 수술을 포기했음에도 오히려 24년을 건강하게 살다 84세에 작고했다.  

 

 

꿈을 향한 열망, 6차 산업(1차 생산, 2차 제조, 3차 서비스)에서도 성공할 터 

 

고대표는 당시 집을 개조해 ‘달과 6펜스’ 라는 카페를 만들어 음료와 커피를 판매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하는 빵의 맛이 나오지 않았다. 고민을 하던 차, 직접 처음부터 빵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가평 농업기술센터의 클린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클린대학에 입학한 고대표는 빵을 통해 6차 산업을 실현시켜 보겠다는 의지에 불타 올랐다. 

당시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6차 산업을 적극 권장했고, 고대표의 제빵에 대한 열망이 있어 가평농산물 가공연구회에서 열심히 이론과 실습에 매진했다. 

 

이때 이윤성 팀장을 만나 제대로 된 제빵 이론과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이어 장동규 소장의 후원으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그들의 도움에 고마움을 느낀다. 

 

고대표는 더욱 열심히 제빵 이론과 기술을 배웠다. 덕분에 지금은 귀농 귀촌을 원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빵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함께 꿈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6차 산업의 기본을 채소류와 과일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빵도 충분히 6차 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  

 

예를 들어 빵의 원료가 되는 잣, 콩, 마늘, 양파를 생산해서, 빵으로 가공해서, 체험학습 등으로 서비스를 하면 완벽한 6차 산업의 모델이 나오며 이는 곧 농가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고대표는 융복합교육농장 시범사업장을 열고 관내 초등생이나 귀농, 귀촌을 위한 예비농부를 대상으로 교육과 체험을 하고 있다. 

 

고대표가 구워내는 화덕빵은 대한민국에서 하나 밖에 없다고 한다. 빵을 구워내는 화덕역시 고대표가 직접 설계해서 만들었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전자공학도가 만든 화덕은 과학의 옷을 입었기에 기능면에서도 매우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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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잣을 이용해 만든 프랑스 빵인 '잣 깜빠뉴' 치즈가 녹아 내리는 빵에 잣의 향기가 은은히 배어있다) 

 

“빵을 구우려면 열 종류인 복사열, 전도열, 직화열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열이 세면 빵이 타고, 열이 약하면 빵이 익다 말지요. 축열과 복사열로 만드는 빵이 제일 맛이 좋습니다. 또한 화덕 빵에 나무 향을 입히는 것이 가장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동안 맛있는 화덕빵을 만들기 위해 2~3년 정성을 다했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태우기도 하고 덜 익히기도 하는 등 무수히 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맛있는 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재료 또한 엄선해서 쓰고 있다. 유기농 밀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며, 제빵개량제 주석산 등 인체에 해로운 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기에 빵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

 

현재 제일 자신있는 빵은 프랑스 빵인 ‘잣 깜빠뉴’ 와 이태리 빵인 ‘차아바타’이다. 깜빠뉴는 가평 잣을 이용해 만들어서 빵에서 잣의 향기로운 향이 은은히 퍼진다.

 

그 밖의 빵들도 가평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해 천연발효액으로 만들었기에 맛과 건강에 자신 있다고 말한다.

 

천연발효액으로 만드는 빵은 18시간 정도 깊게 숙성시킨다.

 

미생물이 빵을 완전 발효시켜 주기 때문에 빵이 부드럽고 또한 건강식이라 인기가 많다고 한다. 한 번 화덕 빵을 먹어 본 사람은 멀리서도 찾아 와 단골손님이 늘었다고 한다. 단골손님이 늘어난다는 것은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더욱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이다. 

 

 

마을기업 만들어 ‘화덕 빵’으로 가평의 명소 만들 터  

 

고대표는 최근 원대한 꿈을 펼치기 위해 그동안 준비해 왔던 로드맵을 펼쳐 보였다. 마을기업을 만들어 가평의 명소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역 이장과 협의를 하며 실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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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표가 설계해서 만든 화덕으로 참나무로 열을 올리고 향을 빵에 입힌다) 

 

“가평하면 잣으로 유명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 해서 가평하면 화덕 빵으로 유명해지는 그날을 꿈꾸고 있어요. 빵이 다 똑같은 빵이 아니라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세상에서 하나 뿐인 빵을 만들고 싶어서 이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하고 있어요.” 

 

머지않아 가평 잣에 이어 가평 ‘화덕 빵’ 을 선 보일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천연 발표액으로 만들었고 참나무로 향을 입혀 만든 건강한 화덕 빵이기에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다.  

 

웰빙시대이기에 맛은 기본이고 건강에도 좋은 빵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기존의 화학적으로 만든 빵과 천연발효액으로 만든 빵의 차이는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가평을 대표하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화덕 빵이 비상할 날을 예고하고 있다. 그 날이 오면 마을기업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오로지 한 우물을 판 고대표의 공유경제가 빛을 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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