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판다③] 100억 들여 구장 짓는데…‘누가 가르칠 것인가’는 누가 검증하나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9.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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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회·공단 등 공공 프로그램 운영 때 자격 검증 필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파크골프장 건설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시설 확충 못지않게 지도자 관리와 자격 검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크골프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전국 구장이 400곳을 넘어서면서 파크골프는 더 이상 일부 동호인만의 운동이 아니다.
가평군도 마찬가지다. 가평읍과 청평면, 설악면, 북면 등을 중심으로 파크골프장 신규 조성과 확충이 추진되고 있으며 관련 사업비는 100억원대에 이른다. 청평면 대성리 북한강변에는 54홀 규모의 대형 파크골프장이 추진되고 있고 가평읍 달전리에는 18홀, 설악면과 북면에는 각각 9홀 규모 시설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상면과 조종면 등 다른 지역에서도 파크골프장 조성 요구가 이어져 사실상 6개 읍·면 전체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시설이 완성된 이후다.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놓는 것으로 행정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설을 누가 운영할 것인지, 주민 강습은 누가 담당할 것인지, 지도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지, 국가자격과 민간자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현재 파크골프 지도와 관련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국가 체육지도자 자격이 존재하는 동시에 여러 민간단체가 발급하는 등록민간자격도 함께 존재한다. 국가 체육지도자 자격과 등록민간자격은 취득 과정과 법적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일선 주민 입장에서는 '파크골프지도자 1급', '파크골프지도사', '티칭프로' 등의 명칭만 보고 어느 자격이 국가자격이고 어느 자격이 민간자격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가평군이나 체육회, 시설관리기관 등 공공영역에서 향후 파크골프 강사와 지도자를 선발할 경우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단순히 '관련 자격증 소지자'라고 공고할 경우 서로 취득과정과 검정수준이 다른 수많은 자격이 동일하게 취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정 민간단체가 발급한 자격만을 사실상 필수조건처럼 인정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정 협회나 단체의 자격증이 공공시설 이용이나 강사 채용에서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된다면 그 근거와 선정 과정이 공정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공공예산이 투입되는 강습이나 생활체육 프로그램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도자의 실력은 단순히 자격증 한 장으로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 실제 파크골프 지도경력과 실기능력, 안전교육 이수 여부, 응급상황 대응능력, 고령자 지도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파크골프 이용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운동 중 낙상이나 충돌, 심혈관계 응급상황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공공 파크골프장에서 활동하는 지도자에게는 경기기술뿐 아니라 안전관리 능력도 요구된다. 결국 행정의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파크골프 정책의 중심이 '어디에 몇 홀을 만들 것인가'였다면 앞으로는 '누가 운영하고 누가 지도하며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가평군의 경우 이미 100억원대 규모의 파크골프 시설 확충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막대한 주민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시설 준공 이후의 운영계획과 지도자 선발기준, 강습 프로그램, 안전관리체계까지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파크골프 열풍을 타고 각종 지도자 자격증 시장까지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기관이 강사나 지도자를 채용하면서 자격증의 법적 성격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민간자격이 마치 국가자격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으로 인식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반대로 행정이 국가자격과 등록민간자격의 차이를 명확하게 안내하고 공공 프로그램 지도자의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한다면 주민 피해를 예방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파크골프 인구 50만 시대. 이제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은 '누가 더 큰 파크골프장을 짓느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십억원을 들여 잔디를 깔고 홀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시설을 주민들이 안전하고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일이다. 가평군이 100억원대 파크골프장 확충사업과 함께 지도자 자격 검증과 운영기준 마련에도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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