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자가 제안·비용 부담하고 종점도 골프장”…군 “적법한 도시계획도로”
신하리 주민 30여 명은 8일 오전 9시 가평군청 앞에서 집회를 했다.[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 신하리 골프장 진입도로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집단행동으로 확산됐다. 신하리 주민 30여 명은 8일 오전 9시 가평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북마을을 관통하는 소로1-715호선 도시계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이날 “골프장 진입도로를 백지화하라”, “주민을 무시한 가평군청은 각성하라”고 외쳤다. 일부 주민은 가평군이 주민보다 골프장 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군청을 ‘골프장 이중대’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이 이 같은 주장을 펴는 이유는 해당 도로의 제안자와 비용 부담 주체, 종점이 모두 골프장 사업과 직접 연결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평군은 폭 3m 안팎의 기존 마을도로를 약 10m로 확장하고, 사업시행자가 개설 비용을 부담한 뒤 군에 기부채납하는 도시계획도로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민 통행 불편 해소와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공공도로이며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도로가 다른 마을이나 지역으로 이어지지 않고 골프장에서 끝난다면 사실상 골프장 이용객을 위한 진입도로라고 주장한다. 주민제안 방식으로 시작된 사업의 제안자가 골프장 사업시행사 관계자라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김일중 위원장은 “다른 지역까지 연결되는 도로라면 공익 목적이라고 인정할 수 있지만 종착지가 골프장”이라며 “골프장 진입도로를 도시계획도로라고 명명해 공익사업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가평군 담당자는 “종점 부분의 사업이 없어지면 이 도로를 시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사실도 주민 불신을 키우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골프장 사업과 도로 개설이 사실상 연계돼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인데도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나 공청회가 없었고, 설계가 진행된 뒤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주민설명회에서 반대 의견이 다수였는데도 이를 다시 논의하지 않은 채 찬성 동의서를 받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민들은 동의서 작성 대상과 확보 과정, 주민제안서, 군계획위원회 심의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7월부터 이어진 1인 시위가 집단행동으로 확대된 것이다. 신북마을 주민이자 대책위원장 김일중 씨는 폭염 속에서도 가평군청 앞에서 도로 계획 재검토와 서태원 군수 면담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주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해법이 나오지 않았고 군수 면담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계속됐다. 주민들은 골프장 관련 행정절차는 진행되면서 정작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골프장 개발 여부와 별개로 주민 의사를 충분히 듣지 않은 채 마을을 관통하는 진입도로를 추진하는 행정 방식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민간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해 도로를 개설하고 기부채납하는 방식 자체가 위법하거나 특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도로가 골프장 사업과 직접 연계돼 있는 만큼 가평군은 공익성과 사업 추진 과정, 주민 의견 반영 여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소로1-715호선이 주민을 위한 도시계획도로인지, 특정 골프장 개발을 뒷받침하는 사실상의 진입도로인지가 이번 갈등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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