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840km에 달하는 고속도로 인프라를 송배전망으로 활용
- 도로변 유휴부지 588MW 규모의 태양광 설비 설치… 주민 참여로 발전 수익 공유
- 휴게소 등에 4MW급 저장장치로 태양광 발전 여유 용량 확대… 버려지는 발전량 수용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경기도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2050년 경기도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약28만5,000GWh로 현재의 두 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기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만든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보내주는`전기길(송전망)`을 확보하는 일이 국가적 숙제로 떠올랐다.
보통 거대한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새로 지으려면 주민 반대와 토지 보상 문제로 입지 선정에만10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이에 경기연구원이 도내840km에 달하는 고속도로 인프라를 활용해 전력난을 쾌도난마로 해결할‘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구상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반도체 시대의 전력난,고속도로 위에서 답을 찾다’에 따르면,고속도로는 이미 국가가 확보해 둔 땅이기 때문에 사유지 보상이나 주민 갈등 없이 지하에 송배전관로를 바로 깔 수 있는 최고의 획기적 대안이다.서해안 간척지(시화・화옹・평택호)에서 생산될 약3GW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전력을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로 끌어오는 최단 경로가 바로 서해안・평택시흥 고속도로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기존에 평균13년가량 걸리던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5~7년 이상 파격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되는 용인 반도체 공장의 전력 공급 시차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
고속도로는 전기를 나르는 길일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무공해 발전소’역할도 해낸다.도내 고속도로 비탈면과 성토부,방음벽 등 유휴부지 약840km를 활용하면588MW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여기서 해마다 나오는 전기만773GWh로,중소도시 전체가 쓸 수 있는 방대한 양이다.
또한,고속도로 휴게소와 나들목 거점마다4MW급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전략도 더해진다.낮 동안 태양광으로 만든 잉여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 소비가 많은 밤에 내보내면,기존 배전선로가 받아줄 수 있는 태양광 전력 한계가14MW에서18MW로 크게 늘어나 대규모 송전망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당장 숨통이 트이게 된다.
특히 이번 구상은 지역 주민과 발전 수익을 나누는‘상생형 모델’로 설계됐다.도민이나 지역 주민이 사업비의4%이상 투자자로 참여하는 주민참여형으로 추진해 햇빛 발전으로 번 돈을 주민들에게 정기적인 배당금으로 돌려주게 된다.
주민참여형으로 진행할 경우 법적으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데다, 그동안 발전소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던 주민들이 사업의 주주이자 이해관계자로 변신하게 되어 입지 확보,수익 창출,주민 수용성이라는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기연구원은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한국전력공사의3자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경기도는 정책 총괄과 국가 전력망 계획 반영을 맡고,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부지와 관로를 제공해 유휴자산 수익을 얻으며,한국전력공사는 송전 병목을 풀고 향후 완성된 전력망을 인수하는 구조다.
연구원은1단계로 서해안 간척지 태양광을 잇는‘서화성 집전 피더망’을 시범사업으로 우선 추진한 뒤,이를 경부・영동고속도로 등 경기 남부 전체와 전국 고속도로로 확대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반도체와AI산업의 성패는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그리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고속도로를 활용한 에너지 망 구축은 주민 갈등과 토지 보상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한“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한국전력공사가 함께 참여하는 전담 추진체를 조속히 구성하여,서화성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전국의 도로가`친환경 에너지의 혈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조기 착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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