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온뉴스, ‘사법 정의인가, 여론재판인가?’ 특별토론회 개최
- 김상겸 교수·언론인 9명 참여…무죄추정·종교보도·반론권 논의

애플온뉴스(발행인 이성애)는 13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지역 커뮤니티에서 ‘사법 정의인가, 여론재판인가?’를 주제로 언론윤리 특별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95세 고령 종교인의 구금을 둘러싸고 제기된 수사의 정당성과 구속 필요성, 건강권과 방어권, 무죄추정의 원칙을 살펴보고 수사·재판 보도에서 언론이 지켜야 할 공정성과 책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성민 시사의창 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상겸 동국대학교 헌법학 명예교수, 이진희 우리일보 대표, 차재명 인천매거진 본부장, 신선혜 미디어이슈 본부장, 김성배 경도신문 사회부장, 정석철 내외통신 총본부장, 손성창 잡포스트 부장, 김영길 수도권일보 국장, 원희경 시사의창 대표, 김용진 서부일보 국장이 발제와 토론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여론과 사법, 언론의 영향력 ▲무죄추정의 원칙과 혐의 중심 보도 ▲특정 종교 보도와 언론의 균형성 ▲반론권과 다양한 목소리의 보장 등 4개 주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 “유무죄 아닌 사법절차와 언론 책임 논의”
이성애 애플온뉴스 발행인은 개회사에서 “이번 토론회는 특정 개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거나 특정 종교를 옹호·반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고 토론회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사법절차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구속이라는 강제수단이 법이 정한 원칙에 따라 행사되고 있는지, 언론이 혐의와 확정된 사실을 정확히 구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행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과 무죄추정 원칙은 종교나 사회적 지위,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개인의 혐의를 특정 종교와 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확대한다면 보도는 또 다른 낙인과 처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민 좌장도 “유죄와 무죄를 판단하는 곳은 법원”이라며 “이번 토론에서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언론은 피의자와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했는지, 종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보도에 개입하지 않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김상겸 교수 “언론 자유에는 책임과 의무 따라”
김상겸 동국대학교 헌법학 명예교수는 기조발언에서 언론의 자유는 국민에게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바탕을 두며, 언론기관은 보도의 자유와 함께 책임과 의무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언론은 정보를 전달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이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수사기관의 발표가 있더라도 자체 취재를 거쳐 진위를 판단하고, 사건의 이면과 반대 의견까지 확인해야 한다”며 언론사 내부의 자율적인 사실 검증과 공정보도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헌법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최고 규범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형사사건의 피의자와 피고인 역시 국민으로서 정당하게 수사받고 재판받을 권리가 있으며, 확정판결 전까지 무죄로 추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 “국민 알 권리 지키되 유죄 예단 막아야”
첫 번째 주제인 ‘여론과 사법, 언론의 영향력’에서는 언론 보도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논의됐다.
김성배 경도신문 사회부장은 “언론이 수사와 재판 과정을 알리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필요하지만, 재판이 끝나기 전에 혐의를 사실처럼 보도하면 유죄를 예단하는 여론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알 권리를 지키면서도 예단을 만들지 않아야 하고, 법원은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법과 증거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석철 내외통신 총본부장은 사실관계가 확정되기 전에 편향된 보도나 반복적인 기사가 이어지면 혐의가 사실처럼 굳어질 수 있다며 “언론 보도는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사실과 법,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겸 교수는 수사기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관행과 관련해 “언론은 스스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판단해 보도해야 한다”며 “수사기관 발표의 진위와 반대 의견을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공정보도의 최소 기준”이라고 말했다.
◆ “혐의가 확정된 사실로 둔갑해선 안 돼”
두 번째 주제인 ‘무죄추정의 원칙과 혐의 중심 보도’에서는 단정적인 제목과 표현, 수사기관 발표에 대한 무비판적 의존 문제가 다뤄졌다.
이진희 우리일보 대표는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사실처럼 단정하거나 특정 단체명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보도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하고 편파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 기사 제목과 본문에서 ‘확인됐다’ ‘밝혀졌다’ 등 단정적인 표현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혐의’ ‘의혹’ ‘주장했다’ 등 객관적인 용어를 통해 사실과 주장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사기관의 주장뿐 아니라 피의자와 관련 단체의 반론을 비중 있게 보도해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의 인격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토론자들은 혐의가 제기됐을 때는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무죄나 무혐의가 확인된 뒤에는 짧게 보도하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초 의혹 보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재판 결과와 판단 이유를 보도해야 훼손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특정 종교 편견 아닌 사실관계 중심 보도해야”
세 번째 주제인 ‘특정 종교 보도와 언론의 균형성’에서는 종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언론 보도의 관계가 논의됐다.
차재명 인천매거진 본부장은 “언론은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비난하기보다 철저한 사실 확인을 바탕으로 보도해야 한다”며 “허위정보와 과장,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을 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종교 관련 갈등을 보도할 때 어느 한쪽의 옳고 그름을 언론이 미리 재단하기보다 어떤 기준에서 권리가 충돌하고 있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해 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길 수도권일보 국장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사실과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편파적·왜곡 보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방적인 고소 내용이나 수사기관 발표만 중계할 경우 특정 소수 집단에 대한 마녀사냥식 보도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객관적인 사실 보도와 언론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김상겸 교수는 “언론이 특정 종교단체를 보도하면서 공정성을 잃으면 언론 스스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며 종교의 자유에는 특정 종교를 믿을 자유뿐 아니라 다른 종교를 선택하거나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 “당사자 입장 한 문장으로는 반론권 부족”
네 번째 주제인 ‘반론권과 다양한 목소리의 보장’에서는 형식에 그치는 반론권의 한계와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신선혜 미디어이슈 본부장은 “수사기관이나 감사기관의 발표는 기사 제목과 주요 내용으로 크게 다루면서 피의자의 반박과 해명은 기사 뒤편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신 본부장은 “의혹 제기는 상세히 소개하면서 당사자의 입장을 ‘혐의를 부인했다’는 한 문장으로 처리하는 것을 실질적인 반론권 보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는 발표대로, 확인된 사실은 사실대로 구분하고 당사자와 관련 단체의 입장을 충실하게 전달해야 한다”며 “보도 이후 새로운 사실이나 법정 진술, 반론이 나오면 책임 있는 후속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경 시사의창 대표는 “언론이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보도를 했다면 그로 인한 피해와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지면을 할애해 반론의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자극적인 문제 제기에 머물지 않고 피해 회복과 제도 개선을 위한 생산적인 대안까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언론인들 “사실 검증과 자정 노력 이어가야”
주제별 토론 이후 참석자들의 모두발언도 이어졌다.
이진희 대표는 무죄추정 원칙과 인권 보호를 위한 언론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며 “언론의 책임을 성찰하는 공론의 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차재명 본부장은 이번 토론회가 정론직필하는 언론 풍토와 공정한 사법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선혜 본부장은 관행적인 편향 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선 기자들의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며 공정보도 윤리를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손성창 잡포스트 부장은 마감과 속도 경쟁 속에서 상반된 사실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는 보도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며 언론의 객관성과 균형성 확립을 강조했다.
김용진 서부일보 국장은 “기사는 현장의 사실과 치열한 확인 없이는 무의미하다”며 받아쓰기식 보도를 벗어나 공정성과 반론권 보장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사회부장은 “언론이 추구해야 할 진보는 정파적인 이념이 아니라 육하원칙과 철저한 사실관계에 충실한 보도의 진보”라며 좌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정직한 보도를 당부했다.
원희경 대표는 언론인 스스로 금전적 이해나 명예욕에서 벗어나 사실을 정직하게 기록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저널리즘 윤리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공정한 보도와 사법 정의 위한 공동실천 선언’
토론회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공정한 보도와 사법 정의를 위한 언론인 공동실천 선언문’에 서명했다.
참석자들은 ▲수사기관의 발표나 의혹을 확정된 사실처럼 보도하지 않고 사실과 주장을 구분할 것 ▲수사·재판 보도에서 무죄추정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존중할 것 ▲소수 종교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낙인·편견을 조장하지 않을 것 ▲당사자의 반론권과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할 것 ▲오보가 확인되면 신속하게 바로잡고 그 피해에 책임을 다할 것을 선언했다.
이성애 발행인은 “개별 언론인의 공정보도를 향한 의지가 모인다면 언론 환경뿐 아니라 사법 현실과 사회질서도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자성과 개혁의 목소리를 후속 기획 보도로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민 좌장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이번 토론회는 특정 종교인의 구속 문제를 넘어 개인의 신체 자유와 방어권, 무죄추정 원칙을 대하는 사법 당국과 언론의 현실을 성찰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언론기관 내부의 사실 검증 체계 구축, 무죄추정 원칙에 입각한 예단 보도 지양, 클릭 수 중심의 여론재판 관행 개선, 추후보도청구권의 실효성 강화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토론회 참석자
좌장:김성민 시사의창 회장
김상겸동국대학교 헌법학 명예교수
이진희우리일보 대표
차재명인천매거진 본부장
신선혜미디어이슈 본부장
김성배경도신문 사회부장
정석철내외통신 총본부장
손성창잡포스트 부장
김영길수도권일보 국장
원희경시사의창 대표
김용진서부일보 국장
공정한 보도와 사법 정의를 위한 언론인 공동실천 선언문
우리는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바탕으로 사실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보도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수사기관의 발표나 제기된 의혹을 확정된 사실처럼 보도하지 않으며, 확인된 사실과 주장을 명확히 구분한다.
우리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보도할 때 무죄추정의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존중한다.
우리는 소수 종교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낙인·편견을 조장하거나 개별 사건을 집단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하는 보도를 경계한다.
우리는 사건 당사자의 반론권과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하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잘못된 보도나 오보가 확인될 경우 신속하게 바로잡고 보도가 개인과 집단의 인권에 미치는 결과에 책임을 다한다.
2026년 8월 13일
‘사법 정의인가, 여론재판인가?’ 언론인 토론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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