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우려와 반대를 무시하고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보안수사권 폐지와 공소기각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정권 출범과 함께 시작한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이제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정권의 몰락과 국가의 추락은 대체로 다섯가지가 주된 원인으로 작동됩니다.
첫번째는 최고 권력자의 오만함과 잔인함입니다.
두번째는 최고 권력자 주변의 빗나간 충성입니다.
세번째는 지식인과 언론의 침묵입니다.
네번째는 심각한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무서우리만치 한가합니다.
다섯번째는 악당들의 폭주보다 이를 제어해야 할 법조인들의 비겁한 침묵과 동조에서 국가의 파국은 시작됩니다.
독일과 세계를 재앙으로 몰고간 최악의 독재자 히틀러 시대에 2명의 상반된 법조인이 있었습니다.
청년법조인 한스 리텐은 법정에서 히틀러를 3시간 동안 강하게 압박하며 공정한 법의 칼날을 세웁니다.
반면 당대 최고의 헌법학자 칼 슈미트를 비롯한 법조 엘리트들은 총통의 행위가 곧 법이라는 궤변으로 독재의 합법의 날인을 찍어주었습니다.
지위와 안위를 탐한 엘리트들이 권력의 시녀가 되어버리자 독재의 폭주를 제어할 사법 시스템은 마비되었습니다.
전후 슈미트는 학문적 사유였을 뿐이라는 말장난으로 법망을 빠져나갔지만, 역사와 사회는 그에게 교수직 박탈과 학계 영구 퇴출이라는 굴욕을 내렸습니다.
평생을 고향 골방에 처박혀 지식의 매춘을 상징하는 영원한 금기어가 되어버렸습니다.
반면 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한스 리텐은 베를린 변호사회관 한스 리텐 하우스의 이름으로 부활해 영원한 정의의 상징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와 사법체계 해체의 대가 역시 범죄에 노출된 평범한 국민들의 피눈물로 귀착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가 시스템을 몰락시킨 방관한 세대로 남을 것인지 비정상적인 흐름을 바로잡은 세대로 기록될 것인지는 결국 현재의 선택이라는 지표에 의해 평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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