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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의 엄정함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인간적 성찰과 예우’ [사)대한불교법사회 자광사 주지 진수]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7.25 09:07
  • 조회수 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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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지럽고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우리 사회를 받치는 마지막 보루는 단연 ‘법과 정의’일 것입니다. 공정한 사법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는 대한민국 재판부의 노고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출가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깊은 신뢰와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법이 진정한 정의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법조문이라는 단단한 껍데기 속에 ‘인간에 대한 긍휼’과 ‘사회적 맥락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는 알맹이가 채워져야 합니다. 

 

최근 재판을 앞두고 인신구속이라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신천지예수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자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이만희 대표의 상황을 바라보며, 법적 절차의 공정성과 우리 사회의 상식적 예우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1.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전 세계가 목도한 평화의 궤적

 

종교적 교리나 사회적 논란을 떠나, 한 인간이 살아온 궤적과 그가 인류 사회에 남긴 발자취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평가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만희 대표는 민족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 당시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빈 참전용사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피 흘린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사법 질서의 기틀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쟁의 참상을 몸소 겪은 그는 “후대에 남겨줄 가장 위대한 유산은 전쟁 없는 평화의 세계”라는 신념으로 평생을 평화 운동에 헌신해 왔습니다.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 및 글로벌 소통국(DGC)에 등록된 국제 NGO HWPL을 이끌며 수행해 온 평화 활동은 결코 허상이 아니었습니다.

 

수십 년간 유혈 분쟁으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던 필리핀 민다나오섬을 직접 찾아 가톨릭과 이슬람 지도자 간의 민간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사례는, 현재까지도 현지에서 ‘HWPL 평화의 날’로 기념될 만큼 실질적인 평화 구축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수십 개국 정부 및 교육기관과의 평화교육 협약(MOU), 간디 비폭력 평화상 수상 등 그가 주도한 민간외교는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 평화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해외 수많은 지도자와 국제사회가 그의 공익적 진정성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선진 사법 제도의 '인도적 예우'와 헌법상 방어권 보장

 

현재 이만희 대표는 만 95세라는 초고령에 이르렀습니다. 일상적인 의료 지원과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없이는 하루도 생명을 보전하기 어려운 매우 위중한 상태입니다. 

 

일정한 주거와 사회적 기반이 명확하며, 전 세계가 주시하는 공개적 인물에게 과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아 구속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법의 본질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로벌 사법 현장과 선진 사법 체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명사회에서는 고령이거나 중대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피고인, 혹은 국가와 인류 사회에 명확한 공헌을 남긴 인물에 대해 인권 보호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불구속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 관례입니다. 

 

전직 국가원수나 참전유공자, 고령의 공익 활동가에 대해 재판 절차는 엄정히 진행하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것은 법의 후퇴가 아니라 문명사회가 보여주는 법치주의의 성숙함입니다.

 

피고인이 온전한 건강 상태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당하게 변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자 사법 정의의 핵심입니다. 

 

고령이자 참전용사라는 상징성을 지닌 인물에 대한 무리한 인신구속은 절차적 정당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국가유공자와 고령자에 대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마저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법의 냉혹함을 넘어 '참된 공정과 포용'으로

 

붓다께서는 일찍이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며, 나이 든 이와 병든 이를 긍휼히 여겨 배려하는 것이 인과의 이치이자 참된 지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재판부의 엄정한 심리 과정과 법적 판단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연령과 위중한 건강 상태, 그리고 평생을 바쳐온 국가적·국제적 공헌이라는 사회적 맥락이 깊이 감안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한 판단을 깊이 신뢰합니다. 

 

부디 재판부에서 법과 원칙의 엄정함 속에 따뜻한 인도주의적 배려를 발휘해 주시어, 피고인이 평생 헌신해 온 평화의 가치와 공익적 활동의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은 채 정당하게 심리를 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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