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 “승객 탑승 이후 미터기 요금만 받아야”…산간지역 운행 보완책 필요
-승객과 사전 합의해 9천원 추가로 받은 개인택시 기사, ‘부당요금’ 과태료

산간지역이 많은 경기 가평군에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장거리를 빈 차로 운행한 개인택시 기사가 공차 비용을 승객과 사전 합의해 받았다가 ‘부당요금 징수’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현행 요금체계상 승객이 탑승하기 전까지 발생한 운행 비용은 택시기사가 부담해야 하지만, 산간지역 호출을 계속 기피할 경우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이 제한될 수 있어 지역 실정에 맞는 요금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평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 28일 북면 일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명지산·연인산 인근 산간지역에 있던 승객이 택시를 호출했지만, 접근 거리가 멀어 쉽게 배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호출을 받은 다른 기사가 운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목동초등학교 인근을 지나던 A씨가 대신 승객을 태우러 갔다. A 씨는 처음 호출을 받았던 동료 기사로부터 추가 요금을 받기로 합의했다는 말을 들엇다고 주장했다.
북면 목동에서 백둔리까지 약 5.5㎞를 공차 운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미터기 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9천원에 해당하는 거리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손님을 태운 A씨는 실제 미터기 요금 약 1만7천원에 공차 비용 약 9천원을 더해 총 2만6천원을 받고 영수증도 발급했다. 그러나 승객은 이후 가평군에 택시요금과 관련한 민원을 제기했다.
군은 승객과 사전에 합의했더라도 미터기에 표시된 금액을 초과해 공차 비용을 받은 것은 부당요금 징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군의 조사 과정에서 산간지역의 특성과 공차 운행 거리, 승객과 요금을 사전에 협의한 경위 등을 소명했다. 승객을 태우러 가는 동안 미터기를 미리 작동하는 방안도 문의했지만, 이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승객에게 추가 요금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강요한 것이 아니라 운행 전 공차 거리와 요금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며 “부탁을 받고 먼 거리까지 승객을 태우러 갔는데 민원과 과태료 처분으로 돌아와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가 산간지역까지 5㎞가 넘는 거리를 빈 차로 이동한 뒤 실제 승객 운송요금만 받는다면 운행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며 “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가평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초 20만원 상당의 과태료가 거론됐으나 소명 절차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1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진 납부하면 일정 금액을 감경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평군청 교통과의 입장은 원칙적이다. 가평군에 따르면 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2㎞까지 4,800원이다. 기본거리를 초과하면 83m당 100원의 거리요금이 붙고, 시속 15㎞ 이하로 운행할 때는 20초당 100원의 시간요금이 적용된다.
택시 호출비는 1천원이다.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는 30%의 심야할증이 적용되며, 가평군 경계를 벗어나는 시계외 운행에는 20%의 할증이 붙는다.
가평군은 택시요금은 승객이 택시에 탑승한 시점부터 목적지에서 내릴 때까지 미터기에 표시된 금액을 기준으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사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이동한 공차 거리가 길더라도 이를 별도 요금으로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평군 교통과 관계자는 “택시는 유상운송이기 때문에 정해진 요금체계에 따라 미터기에 표시된 요금을 받아야 한다”며 “승객과 사전에 합의했더라도 미터기 요금을 초과해 받으면 부당요금 징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행 요금체계가 명지산·연인산·화악산·적목리 등 산간지역이 넓게 분포한 가평의 지리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설악.청평.현리.조종 나머지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산간지역에서 택시를 호출하더라도 승객이 부담하는 별도 호출비는 1천원에 그친다. 나머지 공차 운행 비용은 택시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승객과 사전 합의를 하더라도 공차 비용을 별도로 받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 사례는 승객에게 정해진 요금 외의 비용을 받을 수 없다는 원칙과 산간지역 택시 운행의 현실이 충돌한 경우다. 부당요금 징수로부터 승객을 보호하면서도 산간지역 호출 기피를 막기 위해 별도의 산간지역 호출요금이나 공차 운행 지원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택시기사들이 수익성 문제로 산간지역 호출을 꺼리게 되면 결국 피해는 해당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돌아갈 수 있다. 가평군이 법과 원칙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제도 개선을 관계기관과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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