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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아~아~ 잊으랴"... 국군 장병들 6·25 노래 '컨닝'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6.25 14:21
  • 조회수 6,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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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MZ세대는 6.25를 6점25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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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가평군 재향군인회가 주관한 6·25전쟁 제76주년 기념식.[사진 정연수 기자]

 

25일 가평군에서 열린 6·25전쟁 제76주년 기념식. 가평군 재향군인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 육군 66사단 장병, 기관·단체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식전 공연과 기념식, 참전용사 헌정 순서가 이어졌고, 행사의 마지막은 모두가 함께 부르는 '6·25의 노래' 제창이었다. 그런데 진행자가 "이제 6·25의 노래를 함께 제창하겠습니다"라고 안내하는 순간, 객석 한쪽에서 잠시 술렁임이 일었다.

 

"노래를 모르는데 어떻게 하지?" 장병들 사이에서 들려온 작은 목소리였다. 잠시 당황하던 이들은 행사 진행표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뒷면에는 노랫말이 인쇄돼 있었다. 전주가 흐르자 장병들은 종이를 바라보며 한 줄 한 줄 따라 불렀다. 행사는 무사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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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자의 머릿속에는 또 다른 질문이 남았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 장병들조차 6·25의 노래를 모르는 시대가 된 것인가.' 물론 지금의 10~30세대에게 6·25전쟁은 교과서 속 역사일 가능성이 크다.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대부분 90세를 훌쩍 넘겼고, 부모 세대조차 전쟁을 겪지 않았다.세월이 흐르면서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기억이 사라지는 것과 역사를 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6·25는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뒤흔든 전쟁이었다. 수많은 국군 장병과 유엔군, 그리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민간인들이 목숨을 바쳐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그 희생 위에서 지금의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경제성장이 가능했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6월 25일이 되면 기념식을 열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기자가 목격한 장면은 한 가지 의문을 남겼다. 과연 우리는 '기념식'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사는 매년 열리지만 정작 그 의미는 다음 세대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나라를 지키는 현역 국군 장병 상당수가 '6·25의 노래'를 처음 접하는 듯한 모습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노래를 모르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노래를 배우고 들을 기회가 없었던 현실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이 첫 소절은 단순한 노랫말이 아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말자는 다짐이며, 자유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약속이다. 그 약속이 더 이상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기념식은 형식만 남고 정신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기념행사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헌화하고 기념사를 듣는 행사를 넘어 참전용사의 생생한 증언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학교와 군부대에서 6·25의 역사와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전쟁기념관이나 현충시설 체험, 지역별 전투사 교육, 참전용사와 청년이 함께하는 대화의 장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역사는 기억하는 국민에게는 교훈이 되지만, 잊는 국민에게는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행사의 마지막, 장병들은 종이에 적힌 가사를 보며 끝까지 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숙제를 던졌다.

 

과연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기억하게 하고 있는가. 6·25를 기억하는 일은 과거를 붙잡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지켜낸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일이다. 

 

76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다시 되새겨야 할 것은 바로 그 약속이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그 노랫말만큼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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