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외 유료 관람객 1인당 농특산물 소비 8천 원…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어디에

'입장객 13만 명의 화려한 숫자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화려한 꽃과 관광객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자라섬 꽃 페스타가 막을 내렸다. 가평군은 올해 5월 23일부터 6월 14일까지 23일간 열린 꽃 페스타에 총 13만4,200여 명이 방문했고, 관외 유료 관람객은 6만9,700여 명에 달했다고 자평했다. 입장권 판매액은 4억8,700만 원, 농특산물 판매액은 5억6,600만 원, 먹거리 부스 수익은 1,500만 원이라는 성적표도 내놨다. 겉으로 보면 성공한 축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숫자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관외 유료 관람객 6만9,700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농특산물 판매액 5억6,600만 원은 1인당 평균 8,120원에 불과하다. 먹거리 부스 수익까지 모두 합쳐도 1인당 소비액은 8,335원 수준이다. 즉, 꽃을 보러 온 관광객 한 명이 지역에서 실제 소비한 금액은 만 원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관광객 숫자는 많지만 지역경제에 떨어지는 돈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의미다.
'입장료는 7천 원이 아니라 사실상 2천 원'
가평군은 외지인에게 입장료 7,000원을 받지만 5,000원 상당의 가평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결국 실질 입장료는 2,000원이다. 상품권을 받은 관광객은 대부분 이를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사용한다.다시 말하면 농특산물 판매액 상당 부분은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소비한 돈이라기보다 가평군이 상품권 형태로 되돌려준 예산이 다시 집계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공공재원이 소비를 떠받치는 구조인 셈이다.
'수십억 원 축제, 누가 웃고 있나'
꽃 식재와 관리, 시설 설치, 공연, 홍보, 인력 운영 등 꽃 페스타에는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다. 그런데 실제 소비는 1인당 8천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까지 소비가 확산됐다면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행사장 안에 입점한 일부 농특산물 판매업체와 먹거리 부스에 소비가 집중되고, 행사장 밖 상권은 관광객이 지나가기만 할 뿐 매출 증가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읍내 상인들은 "꽃 축제는 남의 동네 얘기"라고 말한다.

축제의 성공을 단순히 방문객 숫자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13만 명이 다녀갔다는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머물렀고, 얼마나 지역에서 소비했는지다. 1인당 소비액이 커피 한 잔과 같은 8천 원 수준이라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숙박, 음식점, 카페, 전통시장, 골목상권까지 소비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꽃 페스타는 결국 사진을 찍고 상품권만 사용한 뒤 떠나는 '스쳐가는 관광'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성과지표를 바꿔야 한다
관람객 수와 SNS 사진만으로 성공을 자평할 것이 아니라 ▲지역상권 매출 증가율 ▲숙박 이용률 ▲체류시간 ▲재방문율 ▲관광객 1인당 소비액 등을 객관적인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 혈세를 투입하는 공공축제라면 그 혜택은 특정 입점업체가 아니라 지역 전체로 확산돼야 한다.

13만 명이 다녀갔다는 숫자는 화려하다. 그러나 1인당 소비액 8천 원이라는 현실은 냉정하다. 매년 예산은 늘어나는데 지역경제 효과는 제자리라면, 이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가 아니라 "지역에 얼마나 많은 돈을 남기고 갔는가"를 묻는 축제로 바뀌어야 한다. 꽃은 화려했지만, 경제효과까지 활짝 피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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