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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보다 이름 호명”…서태원 후보 합동유세장 ‘출석체크 정치’ 빈축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5.31 19:48
  • 조회수 2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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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 속 유세장 서 '볼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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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원 가평군수후보가 지난 29일 조종면 합동유세장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6·3 가평군수 선거 막판 유세 현장에서 서태원 국민의힘 후보가 지역 유지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이른바 ‘출석체크식 유세’를 반복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수 선거 유세인지, 지역 인맥 확인 행사인지 모르겠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실제 서 후보의 이 같은 이름 호명은 6개 읍·면 합동유세장에서 빠짐없이 반복됐다. 특히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진행된 지난 29일 조종면 합동유세에서는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유세차에 오른 서 후보는 약 10여 분간 이어진 연설 도중 상당 시간을 지역 유지와 단체 관계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데 할애했다. 연설 흐름도 공약이나 군정 비전보다는 “누가 왔는지”를 확인하는 분위기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이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서 후보를 향해 “저도 왔어요”라고 외쳤고, 서 후보는 해당 주민의 이름을 더 큰 소리로 다시 불러주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섞여 나왔지만, 일부 주민들은 “선거 유세장에서까지 줄 세우기 정치가 이어지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유세가 단순한 해프닝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본보는 그동안 가평 지역사회에 만연한 이른바 ‘소개병’ 문화를 수차례 지적해왔다. 군 행사와 사회단체 행사 때마다 민간단체장부터 마을 이장까지 장시간 소개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6일 가평군체육관에서 열린 어버이날 ‘효도잔치’ 행사에서는 내빈 소개에만 30분 이상이 소요되면서, 더위와 피로를 견디지 못한 어르신들이 행사장을 떠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작 초청가수 공연이 시작될 무렵에는 객석 상당수가 비어 있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증언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런 과도한 소개 문화의 배경에 “사람 이름을 불러주며 관계를 관리하는 정치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서 후보 유세 현장은 가평 사회 전반에 퍼진 ‘호명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것이다. 

 

한 주민은 “군수 후보라면 지역 발전 공약과 실행 계획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세 시간에 지역 유지 이름 불러주며 눈도장 찍는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정작 군민들이 궁금한 건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수해 복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인데 유세장에서는 누가 왔는지 소개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며 “군수다운 품격 있는 유세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선거는 인기투표가 아니다. 군정을 책임질 리더를 뽑는 과정이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것은 ‘누가 왔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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