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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수가 그렇게 절박한가”…가평 단일화 논란이 남긴 씁쓸한 질문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5.22 13:01
  • 조회수 2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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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구도로 가면 필패, 2자 구도가 되면 해볼 만하다.”

 

6·3 가평군수 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가에서 흘러나온 이 한마디는 이번 선거의 민낯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책도, 비전도, 지역 미래도 아니다. 오직 “이기기 위해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가 선거판의 중심 의제가 되고 있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김경호 후보와 무소속 이진용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단순한 풍문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재 역할을 했다는 지역 정치권 인사는 “양측 모두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경기도당도 사실상 이를 용인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서 연대와 단일화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때로는 지역 발전과 정책 실현을 위해 정치 세력이 힘을 합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가치와 철학, 정책 방향이 맞닿아 있다면 유권자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단일화 논의에서 과연 그런 명분이 보이느냐는 점이다. 가평의 미래 비전 때문인가. 지역 경제 회생 때문인가. 인구소멸과 초고령화, 규제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연합인가. 안타깝게도 지금 지역사회에 들리는 이야기는 대부분 “이대로 가면 진다”, “표가 갈리면 어렵다”, “서태원을 막기 위해선 뭉쳐야 한다”는 계산뿐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정책 연대라기보다 ‘권력을 잡기 위한 선거공학’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 아이러니한 장면은 집권여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하는 현실이다. 그것도 단순 연대가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 후보가 사퇴하고 무소속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방정치에서 보기 드문 초현실적 장면이다.

 

정치가 생물이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생물에도 최소한의 원칙과 방향은 있어야 한다. 지금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 하나다. “무엇을 위해 단일화를 하느냐”는 것이다.

 

정권 심판론도 아니다. 이념 대결도 아니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동맹이라는 설명도 아직 없다. 오직 “이기기 위한 단일화”만 존재한다면, 유권자들은 냉정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

 

“군수가 그렇게 절박한 자리인가.”

 

더구나 이번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양측 모두 각종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쪽은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 전력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있고, 다른 한쪽은 공직선거법 관련 수사설이 지역 정가를 흔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단일화는 감동보다 생존 본능으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선거는 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싸움이다. 유권자들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단순히 반(反) 누구를 외친다고 표를 몰아주지 않는다. 왜 손을 잡았는지,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권력을 잡은 뒤 어떤 군정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만약 이번 단일화가 오직 ‘군수가 되기 위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면, 그 후폭풍 역시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가평군민들은 지금 단일화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다. 그 단일화 속에 담긴 정치의 품격과 진정성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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