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인 안 된 단체 명의 성명… 특정 후보 겨냥 의혹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체불명 단체’… 지역 정치 혼탁 우려
국민의힘 가평군수 공천을 둘러싼 검증 논란이 ‘실체 없는 시민단체’ 명의 성명 보도로 번지면서 지역 정치권의 혼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9일 한 인터넷 매체가 ‘가평정의연대(가칭)’ 명의의 성명서를 인용해 공천 재검토를 요구하는 기사를 보도하면서다. 해당 보도는 특정 후보의 종교 논란과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며 “납득할 수 없는 공천은 선거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가평군 관내에는 ‘가평정의연대’라는 이름의 시민단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내 주요 시민사회 단체와 정치권 인사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유사 명칭의 단체 역시 공식적으로 활동하거나 등록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평에서 활동 중인 시민단체 관계자는 “해당 명칭은 처음 들어본다”며 “공식적으로 확인된 조직이 아닌 상태에서 성명서가 언론을 통해 유통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성명 내용의 ‘표적성’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도는 과거 통일교 관련 간담회 참석 이력을 문제 삼으며 특정 후보를 정조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해당 간담회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NGN 뉴스가 주관한 후보자 토론회 이후, 종교 및 지역 단체 차원에서 후보 검증 명목으로 진행된 자리로, 당시에는 복수의 후보들이 함께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럼에도 결국 특정 후보만을 문제 삼는 현재의 보도 논리대로라면,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후보 4명(서태원.박범서.송기욱.강태만)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정치권 한 인사는 “동일한 행위에 대해 특정 인물만 겨냥하는 방식은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안을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익명성 정치 공세’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실체가 불분명한 단체 명의의 성명이나 투서가 등장하고, 이를 일부 매체가 검증 없이 인용 보도하면서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단체의 주장까지 기사화될 경우,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뿐 아니라 공천 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책과 비전이 아닌 의혹과 프레임으로 선거가 흐르는 순간 지역 정치 전체가 후퇴한다”며 “언론 역시 최소한의 실체 확인과 교차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선거 환경 전반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 지역 정치인은 “정체불명의 단체, 출처 불명 성명, 편향적 보도가 결합되면 선거는 정책 경쟁이 아닌 ‘이미지 전쟁’으로 변질된다”며 “결국 피해는 유권자와 지역사회가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평군수 공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유통과 이를 둘러싼 정치 공방이 선거판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