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럴바엔 '남양주'로 편입하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서 누적된 불만이 정치 쟁점으로 폭발하고 있다. 군 행정이 군청 소재지인 가평읍과 일부 권역에 집중되면서, 청평면은 수십 년간 구조적으로 배제돼 왔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이를 “단순한 예산 문제나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군수의 통치 철학이 만든 결과”라고 규정하고 있다.

청평면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청평은 늘 통과지였고, 발전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전철역이 있음에도 체류형 관광·여가 시설은 전무하고, 각종 개발·관광 정책은 가평읍과 설악면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청평면 주민 A씨는 “가평읍 일대는 골프장, 관광지, 군부대, 연수시설까지 겹치며 하루 유동인구가 수천 명인데, 청평은 전철에서 내려도 갈 곳이 없다”며 “이건 우연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쟁점의 핵심은 ‘균형 발전’이라는 행정 구호가 실제 정책 집행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특히 청평댐 하류와 하천변 공간 활용 실패를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청평면 주민 B씨는 “전국에 댐은 많지만, 댐 하류를 시민과 관광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며 “청평댐은 가능성이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인데, 수십 년째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환경 문제도, 예산 문제도 아니다. 관심과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생활형 여가시설 부재 역시 선거 국면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청평에서 파크골프장 같은 최소한의 시설조차 외면받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근 지역은 파크골프장 하나로 유동인구를 만들고 상권을 살리는데, 청평은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의 비판은 자연스럽게 군수 책임론으로 향하고 있다. 한 주민은 “군수는 군 전체의 CEO이지, 특정 읍을 키우는 읍장이 아니다”며 “청평이 이렇게 소외된 상태가 수십 년 지속됐다면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선거 때만 되면 ‘군민 통합’을 말하지만, 평소 정책을 보면 통합이 아니라 분리였다”며 “청평은 늘 뒤로 밀렸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차라리 행정구역을 남양주로 편입하는 게 좋겠다"라고 했다.

특히 주민들은 도로·교통 인프라 방치 문제를 “행정 무능의 상징”으로 꼽는다. 청평 일대가 여전히 외통도로 구조에 머물러 있는 현실에 대해 “30~40년 전 경제성 논리에 갇힌 행정을 지금까지 방치해 온 책임은 현직 군수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이제는 민원이 아니라 표로 묻겠다”
청평 주민들의 문제 제기는 더 이상 개별 민원 차원이 아니라, 선거를 통한 정치적 심판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그동안은 참고 기다렸지만, 이제는 표로 묻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청평 표심이 더 이상 자동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청평 민심 이반이 가평군 선거 지형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단위 선거에서 특정 지역의 집단적 이탈은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평군 관계자는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검토라는 말은 이미 수십 년간 들어왔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결과와 책임을 기준으로 선택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가평군 행정은 과연 누구를 위해 설계돼 왔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선거일에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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