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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가능성”이라는 흉기...확인 없는 의혹 보도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1.31 21:13
  • 조회수 34,5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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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도 느낀다, “이건 기사 탈을 쓴 정치 공격”, 제도 비판 가장한 특정 인물 흠집내기

1박윤국출판기념회.jpg

 

최근 포천 지역의 한 언론이 보도한 「박윤국 위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수사, 포천·가평 정가 긴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언론 윤리 전반을 위반한 전형적인 ‘의혹 낙인 보도’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의 기사는 첫 문장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기사 어디에도 수사가 실제로 개시됐다는 사실, 고발 주체, 구체적 혐의 내용, 적용 법 조항, 당사자 또는 수사기관의 공식 확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이 기사는 사실을 보도한 기사라기보다 ‘가능성’이라는 단어 하나에 기대 특정 정치인을 범죄 혐의자처럼 보이게 만든 서술에 가깝다.

 

6하 원칙 실종… “기자 스스로 팩트체크를 포기했다”

 

언론 보도의 기본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다. 그러나 해당 기사에는 이 기본 요건이 거의 충족되지 않는다. 누가 고발했는지 알 수 없고, 언제 수사가 시작됐는지도 불분명하며, 실제 수사가 진행 중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목과 리드는 이미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라는 낙인을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이에 대해 한 독자는 기사 댓글에서 “이 기사의 핵심이자 가장 큰 문제점은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라는 표현이다. 이는 기자 스스로 사실관계, 즉 팩트체크를 하지 않았음을 자인한 것이다.”(댓글 닉네임 ‘언제나배고파’)

 

독자 A씨는 언론의 기본 자질을 문제 삼는다. “훈련된 기자라면 이런 기사를 쓸 수가 없다. 마치 큰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써놓고는 ‘가능성’이라고 빠져나간다.”라고 지적했다.

 

'제도 비판 가장한 인물 흠집내기'

 

기사는 출판기념회 문화의 구조적 문제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이 역시 개별 인물에 대한 의혹 제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출판기념회 제도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면, 특정 인물 실명과 ‘수사 가능성’을 제목에 걸 필요는 없었다. 제도 비판과 개인 의혹을 의도적으로 결합한 이 서술 방식은, 독자에게 “제도도 문제고, 저 사람도 문제일 것”이라는 프레임을 주입하는 전형적인 마타도어 기법이다.

 

여론도 느낀다, “이건 기사 탈을 쓴 정치 공격”

 

기사 댓글란에는 해당 보도를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공격 기사로 인식하는 시선도 다수 확인된다. “출판기념회 때 사람 많이 오고 조직력 입증되니까 별 흠집을 다 잡네.” “수사도 안 됐고 될 수도 없는 사안인데, ‘가능성’으로 기사 쓰는 건 의도가 뻔하다.”

 

물론 댓글 여론이 곧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언론 보도가 왜 불신을 낳았는지, 왜 독자들이 “의도가 있다”고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임은 분명하다.

 

언론은 의혹을 던지는 자가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는 자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은 분명히 명시한다.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보도해서는 안 되며, 수사 전 단계에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확인되지 않은 ‘수사 가능성’을 제목에 걸고 당사자의 반론이나 공식 입장은 배제한 채 지역 정치 지형에 ‘긴장’이라는 자극적 해석을 덧씌웠다. 이는 공익을 위한 감시가 아니라, 여론을 흔드는 행위에 가깝다. 

 

‘수사 가능성’이라는 말 한마디로 누구든 범죄 혐의자가 될 수 있다면, 그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의혹을 던지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로 인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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