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 위의 체육시설… 반복되는 수몰 위험
경기 가평군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관내 6개 읍·면에 파크골프장 6곳을 조성·확충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활체육 확충이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입지 선택과 반복적 재해 위험, 유지관리 비용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가평군에 따르면 파크골프장 확충사업에는 총 158억8천만 원이 투입된다. 신규 조성 3곳, 기존 시설 확충 3곳으로, 가평읍·설악면·청평면·상·조종면·북면 전 지역이 대상이다. 군은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업 대상지 대부분이 하천변 또는 하천부지에 조성·확충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체육시설 확대를 넘어 재해 취약 입지에 대한 구조적 문제가 함께 지적되고 있다.
■ 하천 위의 체육시설… 반복되는 수몰 위험
문제의 핵심은 기존 청평면 대성리 파크골프장과 신규·확충 예정 골프장 모두가 하천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가평군은 최근 수년간 집중호우와 국지성 폭우로 2~3년 주기로 자라섬 일대가 수몰 피해를 입어왔다.
대성리 소재 기존 파크골프장 역시 이와 같은 수해 영향을 반복적으로 받아왔으며, 신규로 추진되는 골프장 부지 또한 물폭탄을 피하기 어려운 하천 인접 지역에 포함돼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 시 시설 침수와 토사 유실, 잔디 훼손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한 지역 주민은 “비가 많이 오면 자라섬은 물론 인근 하천변 시설이 통째로 잠긴다”며 “골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 조성비보다 커질 ‘보이지 않는 비용’
가평군은 파크골프장이 유지관리 비용이 적은 생활체육 시설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하천변 입지 특성상 수몰 이후 복구 비용과 반복적인 보수비가 누적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침수 시 잔디 전면 교체, 배수 정비, 토목 보강, 안전시설 복구 등이 불가피하며, 이는 초기 조성비와 별도의 지속적인 유지관리 예산을 요구한다. 특히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시설 피해와 복구의 반복은 구조적인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지방재정 전문가은 “하천부지 체육시설은 조성 당시에는 비용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수해가 반복되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초고령화 대응인가, 재정 리스크인가
가평군 인구의 약 34%가 65세 이상으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자체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초고령 지역일수록 더더욱 재해 취약 입지와 장기 유지비를 함께 고려한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평면 대성리의 경우 54홀 규모 확충 계획이 포함돼 있어, 단순한 생활체육 수준을 넘어선 과잉 투자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수요 검증, 대체 부지 검토, 수해 대응 계획 등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 군 “체감형 정책”… 검증 요구는 계속
가평군은 이번 사업을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생활체육 인프라”로 규정하며, 고령층 건강 증진과 사회적 교류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접근성이 높은 생활체육 시설이 지역 활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체감형 정책일수록 입지 선택과 사후 비용까지 포함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반복되는 수몰과 복구가 전제된 시설 확충이 과연 지속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BEST 뉴스
-
[단독]성폭행 고소 되레 ‘무고’ 판단…경찰,가평군의원 A씨 검찰 송치
과거 한 남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가평군의회 A 의원이 이번에는 무고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믿을 만한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A 의원에 대한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의원은 지난 2021년 B씨... -
예견된 이사장 공석, 왜 늑장 인선했나…‘특정 퇴직 서기관 맞춤형 인사’ 의혹
-취업제한은 2027년 6월까지…두 달 늦춘다고 제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가평군, 지연 사유·후보 접촉 여부·취업심사 진행 상황 투명하게 밝혀야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가 후임자 선임도 없이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가평군의 늑장 인사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전임... -
[단독]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 불거진 ‘모계 8촌설’…가평 술렁
-지원자 9명,서 군수 선거캠프 선대본부장 출신도 포함 -친족관계만으로 내정 단정 못 해…“심사·추천 과정 투명하게 공개해야” 가평군청 외경.[드론/정연수 기자]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을 둘러싸고 서태원 가평군수와 공모에 지원한 김구태 전 가평군 서기관이 모계 ... -
[집중취재/물 위에 세운 파크골프장①] 6개 읍·면에 160억…가평군은 왜 하천으로 몰렸나
본보는 가평군을 비롯한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파크골프장 건설 실태를 점검하고, 하천부지 침수 위험과 반복 복구비, 환경 훼손 및 중복투자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 3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편집자 주- -대성리 기존 36홀 인근에 54홀 추가…청평 생활권에 총 90홀 -가평읍 달전리에도 2... -
[현장 르포] ‘경자유전’ 칼바람에 얼어붙은 농촌 부동산…가평 개발경제가 멈췄다
-설악면 외지인 소유 농지 ‘반값 매물’까지 등장했지만 거래 절벽 -중장비·주유소·철물점·식당으로 불황 확산…경기북부 농촌경제 ‘도미노 위기’ 경기 가평군 설악면의 농지. 이 땅은 서울에 거주하는 최 모씨가 세컨하우스를 짓기 위해 3년 전 매입했다. 그런데 농지 전수 조사가 시작되면서 매... -
"측근일수록 권력에서 한 걸음 더 물러서야 한다"
권력의 곁에는 언제나 ‘측근’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선거철 후보자의 옷깃만 스쳐도 측근을 자처하고, 유세장을 따라다닌 인연은 어느새 ‘성골’과 ‘진골’을 가르는 훈장처럼 포장된다. 선거가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 ‘논공행상’이라는 낡고 불편한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26일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공개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