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홍수통제소 “강물 사용허가 신청·승인 사실 없다”
'통일교 물 공급 현황도',위 그래픽은 통일교 관계자의 설명을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와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그래픽 NGN뉴스]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에서 대규모 시설을 운영 중인 통일교의 물 공급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중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통일교 측은 수십 년간 “자체 지하수 사용”을 주장해 왔지만, 본지 취재 결과 지하수로 보기 어려운 구조적 정황, 26년 전 시공 인부의 핵심 증언, 그리고 국가하천 관리기관의 ‘허가 기록 부존재’ 확인이 맞물리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 관정은 3곳… 전용상수도 인가는 ‘수련원 단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교 측이 관리·운영 중인 지하수 관정은 총 3곳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번 관정은 1999년 6월 전용상수도(자가용 수도)로 준공 인가를 받았으며, 주차장 인근에 설치돼 있다. 행정 인가 서류상 이 전용상수도는 HJ천주천보수련원 단일 시설에 한해 사용하도록 허가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관계자 설명과 현장 정황을 종합하면, 이 전용상수도에서 취수한 물이 정수 과정을 거쳐 메그놀리아 병원 인근 물탱크로 보낸 후 일부 상업시설(커피숍 등)에까지 공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천정궁과 국제중·고교, 대학원 일대(3번 물탱크), 청소년수련원·청심빌리지 실버타운·베고니아 새정원 인근(2번 물탱크)에도 동일한 급수 체계가 연결돼 있다는 관계자 설명도 나왔다. 실제 공급 범위가 인가 내용과 일치하는지는 행정적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 “20m 관정에서 2천여 톤?”… 지질 상식과 어긋난 수량
본지가 주목한 지점은 수량과 지질의 불일치다. 통일교 측 설명대로라면 수직 20여 미터 관정 2곳에서 하루 2천여 톤의 물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는 뜻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지하수 취수량과 비교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세 관정 모두가 북한강 경계와 불과 3~30여 미터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의문을 증폭시킨다.
출처/가평군 상수도사업소
■ 26년 전 시공 인부 증언 “강바닥에 방사형 수평관”
본지는 보다 확실한 사실 확인을 위해 1999년 전용상수도 건설에 참여했던 시공 인부 A씨와 통화했다. A씨는 “당시 20여 미터 관정에서 수평 파이프를 10여 개, 부채살 모양으로 설치했고 강바닥 약 1.5미터 깊이까지 내려갔다”고 증언했다.
가평군 상수도 사업소를 통해 입수한 도면에도 부채꼴 모양의 파이프가 바닥으로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부의 증언과 일치한다. 그러면서 A씨는 “두 번째 공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같은 방식의 방사형 굴착으로 강물이 유입되는 구조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허가 도면에서도 확인된 ‘강 쪽 수평 파이프 12개’
취재팀이 가평군을 통해 확인한 1999년 전용상수도 허가 도면에는 1번 관정에서 강 방향으로 수평 파이프 12개가 설치된 구조가 명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공 인부의 증언과 도면상 구조가 일치하는 대목으로, 강 인접부로 방사형 수평관을 설치해 집수하는 방식이 설계·허가 단계부터 반영돼 있었음을 시사한다.
출처/가평군상수도사업소
그리고 2번 관정에 있는 수평 파이프는 수련원 건물 밑으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된다.
통일교측은 2번 취수장 수평 파이프(하늘색)는 수련원 건물 밑으로 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는 형식상 지하수로 분류될 수 있으나, 수문학적으로는 강의 영향을 직접 받는 복류수 취수 구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 통일교 “3번 집수정은 차수 완료… 하천수 유입 원천 차단”
이에 대해 통일교 측은 현재 시공 중인 3번 집수정과 관련해 본지에 도면과 함께 반론을 전달해 왔다. 통일교 측은 “3번 집수정은 둘레 약 3미터, 깊이 25미터로 시공 중이며, 집수정 내부에 두께 30센티미터의 콘크리트를 타설해 하천수 유입을 원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사중인 3번 취수장 단면도[출처/통일교]
이어 “깊이 25미터 지점에서 암반을 관통해 취수하는 구조로, 이는 하천수가 아닌 엄연한 지하수 취수”라며 “강물 취수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1.2번 집수정에 대해선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한강홍수통제소 “강물 사용허가 신청·승인 사실 없다”
국가하천 관리기관인 한강홍수통제소는 본지에 “통일교와 관련해 유수(流水) 인용 허가 신청을 받거나 허가를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가하천의 물을 취수할 경우, 방식과 목적을 불문하고 사전 허가와 사용료 납부가 필수다. 허가 기록이 없다는 점은, 만약 실제 수원이 강물(복류수)로 확인될 경우 중대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취재 시작되자 현지 조사… “확인은 1년 반 뒤”
한편 가평군 상수도사업소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현지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현재 지하수 관정 두 곳에 물이 차 있어 즉각적인 확인이 어렵다”며 “올해 8월과 내년 8월 집수정 청소 시 입회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설명대로라면 강물인지 지하수인지 확인하는 데만 최대 1년 6개월이 더 소요되는 셈이다.
■ 기술 논쟁을 넘어 ‘검증의 문제’
쟁점은 결국 기술적 주장 대 검증이다. 통일교 측은 차수 구조와 암반 취수를 근거로 “지하수”를 주장하고 있고, 반대편에서는 입지·도면·증언을 토대로 복류수 가능성을 제기한다. 향후 조사에서 강바닥 1.5미터 지점에 설치된 방사형 유입관을 통해 사용한 물이 지하수가 아닌 복류수(강물)로 확인될 경우, 25년간 국가하천 수자원 사용의 적법성과 행정 감독 책임을 둘러싼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지는 ▲전용상수도의 실제 급수 범위 ▲관정·물탱크 연결 구조 ▲수질 분석을 통한 수원 성격 ▲유수 인용 허가 여부를 중심으로 후속 취재를 이어간다. 이번 보도는 특정 위법을 단정하기보다, 국가하천 수자원 관리와 행정 감독의 사각지대를 검증하는 공익적 탐사보도다. 동시에 통일교측의 입장과 반론권을 가감없이 반영할 것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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