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오는 18일까지 '새 당명' 대국민 공모... 최우수작 상금 300만 원
- 2020년 이후 5년 6개월 만의 간판 교체... "이기는 변화 위한 결단"
- 일각선 "이름보다 '정치 내용'이 먼저"... 싸늘한 민심 돌리기가 관건
"아직 선거철도 아닌데 웬 당명 변경이냐고요? 글쎄요, 간판을 바꿔 달면 손님이 더 올 거라고 믿는 거겠죠."
16일 오전, 거리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을 바라보던 한 시민의 뼈 있는 한마디다. 현수막에는 "우리의 이름은 { }입니다"라는 빈칸과 함께 QR코드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다.
국민의힘이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벽두부터 '간판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옷을 갈아입은 지 5년 6개월 만이다. 당 지도부는 이를 두고 "이기는 변화와 새로운 시작"이라고 명분을 내세웠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 "국민이 직접 지어주세요"... 300만 원 상금 건 '네이밍' 작전
국민의힘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월 18일(일)까지 일주일간 당명 개정 대국민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현수막의 QR코드를 찍거나 온라인으로 접속해 새로운 이름을 제안하면 된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정된 최우수작에는 300만 원의 상금까지 내걸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국민적 관심을 환기해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포장지'인가 '혁신'인가... 엇갈리는 시선
문제는 '왜 지금인가'다. 지난 1년간 탄핵 논란과 정책 갈등, 국회의 난맥상 속에서 지지층 결집은 약화됐고 중도층 이탈은 가속화됐다. 당 내부 조사에서도 책임당원 3분의 2가 당명 개정에 찬성했을 만큼 위기감은 높다.
하지만 "이름만 바꾼다고 달라지느냐"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한 정치 원로는 이를 "과일 상자"에 비유했다.
"과일 상자 겉면에 '최고급 사과'라고 써 붙였으면 안에 진짜 맛있는 사과가 들어있어야지, 상자를 열었을 때 돌멩이가 들어있으면 그건 사기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예쁜 포장지가 아니라 썩지 않은 과일(정책과 비전)이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당명 교체보다 '공천 혁신', '인재 영입', '민생 입법' 같은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 '간판갈이'가 성공하려면
식당이 장사가 안될 때 가장 쉽고 빠른 처방은 간판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맛이 그대로라면, 손님은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가도 다시는 찾지 않는다.
국민의힘의 이번 시도가 단순한 '신장개업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새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내용'을 채워 넣어야 한다. 1월 18일 공모 마감 후, 설날 밥상에 오를 이야깃거리가 "이름 참 잘 지었다"는 칭찬일지, 아니면 "또 이름만 바꿨네"라는 조소일지는 오롯이 그들의 행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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