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주시의회 정희태 의원, 5분 발언 통해 양주교육지원청 개청 준비 실태 '질타'
- "임시청사 주차난·공간 협소로 민원인 불편 불 보듯 뻔해"... 실질적 대책 요구
- 단순 건물 이전 넘어선 '양주형 교육행정' 위한 민·관·학 TF팀 구성 제안

"법이 바뀌어 교육지원청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시민이 찾아갈 주차장 하나 제대로 없는 교육청이 과연 누구를 위한 기관입니까?"
지난 9일 열린 제384회 양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장. 5분 자유발언대에 선 정희태 의원의 목소리에는 물기 어린 호소력 대신 서늘한 현실 인식이 담겨 있었다.
지난해 10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으로 양주시민의 오랜 꿈인 '단독 교육지원청' 설립의 빗장이 풀렸다. 경기도교육청도 이에 화답하며 개청은 시간문제가 된 상황. 모두가 샴페인을 터뜨릴 때, 정 의원은 "이제부터가 진짜 위기"라며 찬물을 끼얹었다. 왜일까.
◇ "학부모가 차 댈 곳도 없는데... 그게 교육 서비스인가"
정 의원이 지적한 가장 뼈아픈 대목은 바로 '준비 부족'이다. 현재 임시청사로 거론되는 덕정동 사회복지시설 부지 건물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의원은 "해당 건물에는 최소 54명의 교육청 인력이 배치될 예정인데, 확보된 주차면 수는 고작 8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상상해보자. 학교 폭력 문제로, 혹은 전학 문제로 속이 타들어 가는 학부모가 교육청을 찾았다. 하지만 차 댈 곳이 없어 인근 골목을 배회해야 한다면? 심지어 직원들조차 주차할 곳이 없어 출근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정 의원은 "업무 창구가 이원화되고 공간이 협소해 시민들이 겪을 혼선과 불편은 명약관화하다"고 경고했다.
단순히 책상을 놓을 공간을 마련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접근 가능한 행정 서비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정 의원 지적의 핵심이다.
◇ "교육청 혼자 못 한다... 양주시가 '판' 깔아줘야"
이날 정 의원은 비판에 그치지 않고, 양주시 집행부를 향해 세 가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첫째, '선제적 행정 대응'이다. 교육청이 들어서려면 도시계획 변경부터 건축 인허가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 의원은 "교육 부서뿐만 아니라 시청 전 부서가 달라붙어 '원스톱'으로 처리해 주는 종합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민·관·학 협의체(TF)' 가동이다. 책상 머리 행정이 아니라, 실제 학교장과 운영위원, 학부모가 참여해 "우리 양주에는 어떤 교육청이 필요한가"를 논의하는 공론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교육 예산의 과감한 확대'다. 교육청이 생긴다고 저절로 통학로가 뚫리고 교통이 좋아지진 않는다. 정 의원은 "교육청의 행정력에 양주시의 자금력(교통, 도로 등)이 더해질 때 비로소 시너지가 난다"고 역설했다.
◇ 밥상만 차려놓고 숟가락은 없는 꼴 나지 않으려면
"법은 길을 열어주었지만, 그 길을 닦는 건 양주시의 몫이다."
정희태 의원의 이날 발언은 뼈가 굵다. 우리는 흔히 관공서 유치를 '치적'으로만 여긴다. 현수막 걸고 사진 찍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건 결국 '디테일'이다.
주차장 8면짜리 교육청에서 양주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논할 수는 없다. 2026년, 양주교육지원청이 '무늬만 독립'인 초라한 개청식을 갖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정 의원의 쓴소리를 약으로 삼아 행정의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한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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