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대통령 "안보 희생 보상" 약속, 국토부 '셔틀 예산'으로 축소... 주민들 "희망고문 당해"

- 6만 5천 서명 들고 용산 갔지만... 정성호·김성원 등 지역 거물급 의원들은 '침묵 모드'
- 유광혁 위원장 "시민의 날선 시선 외면하나"... 지방선거 앞두고 '심판론' 점화체감온도 영하 10도의 12월, 동두천 중앙역 승강장에서 만난 시민 김 모 씨(45)의 목소리에는 냉기보다 더한 배신감이 서려 있었다. 경기 북부 주민들의 숙원인 '수도권 전철 1호선 증차' 문제가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 논란과 지역 정치권의 무능론으로 번지며 들끓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외치며 약속했던 '양주역 수준의 직결 운행'이, 최근 국토교통부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고작 '셔틀열차 시설개량비' 5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 '직결' 약속했는데 '셔틀' 웬 말... 공약의 변질
팩트체크 결과, 논란의 핵심은 '예산의 성격'에 있다. 당초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기 북부(양주·동두천·연천) 지역 유세에서 안보 희생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덕계·덕정역 등의 열차 운행을 대폭 늘리는 '직결 증차'를 공언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직결 증차를 위한 운영비(약 400억 원 추산) 대신, 양주~동두천~연천 구간을 오가는 단거리 '셔틀열차' 관련 예산만이 반영됐다. 국토부는 "수요 모니터링 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며 사실상 공약을 후순위로 미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직결 증차는 서울로 한 번에 가는 것이고, 셔틀은 중간에 내려서 갈아타야 하는 '콩나물시루' 열차"라며 "이는 명백한 공약 파기이자 경기 북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거물급 의원들은 어디에?"... 침묵하는 '그들만의 리그'
주민들의 분노가 더 거세지는 이유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조용한 행보' 탓이다. 양주시의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 5선)과 동두천·양주·연천을의 김성원 의원(국민의힘, 3선) 등 도합 8선의 중진들이 포진해 있지만, 정작 예산 전쟁터에서 이들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유광혁 조국혁신당 동두천·양주·연천 지역위원장은 최근 이를 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주민 6만 5천여 명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찾아가 절규할 때, 지역의 힘 있는 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며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 시민들의 날 선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달 양주·동두천·연천 범시민추진위원회가 6만 5천 명의 서명부를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삭발 투쟁을 벌이는 시민들 곁에 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 '표'만 챙기고 '고통'은 나 몰라라
매일 아침 1호선 양주역과 덕정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미 2008년 대비 이용객이 2배 가까이 폭증했지만, 열차 운행 횟수는 20년 전 그대로다. 콩나물시루에 껴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예산이 부족하다",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라는 관료들의 말은 사치스러운 변명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교통 불편이 아니다. '표'가 필요할 때는 "특별한 보상"을 외치며 감읍하던 정치인들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주민들의 고통을 '비용의 논리'로 재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광혁 위원장의 지적처럼, 5선·3선의 정치력을 가진 지역 의원들이 국토부 관료 하나 설득하지 못해(혹은 안 해서) 대통령 공약이 '셔틀열차'로 전락하는 것을 방치했다면, 이는 직무 유기를 넘어선 정치적 배임이다.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 경기 북부 민심은 묻고 있다. "우리의 한 표가 고작 환승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셔틀열차 티켓값이었냐"고 말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여야 거물 정치인들이 이제는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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