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은 ‘관리’가 아니라 ‘전략’이다”…가평을 다시 설계하겠다는 김경호 전 경기도의원
김경호 전 도의원이 2026.6.3 지방선거에서 가평군수에 도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에 대해 자신의 정치 철학을 폭 넓게 밝혔다.[사진/정연수 기자]
주말인 6일 가평읍 '목련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60분간 인터뷰에서 그는 군수에 도전하는 이유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지역정치,“관료정치 14년, 선택과 집중이 사라졌다”
김경호 전 경기도의원은 스스로를 “지역 문제 해결 중심의 공공정책 전문가”라고 규정했다. 도의회에서만 17건의 조례를 대표 발의했고, 언론인·자원봉사센터 실무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행정으로 구현하는 ‘실천형 리더’”라는 게 본인의 자기 평가다.
그는 지난 14년 가평 정치의 정체 원인을 ‘관료 출신 군수의 연속’에서 찾는다.“관료 출신의 장점은 예산을 ‘문제 없이’ 관리하는 겁니다. 하지만 가평 같은 특수지역은 관리만으로는 안 됩니다. 전략과 선택·집중이 필요합니다.”
가평은 수도권에 있으면서도 ‘인구소멸 지역’으로 추락한 특수한 구조다. 이런 지역일수록 “지역 경제를 돌릴 수 있는 핵심 분야를 찍어서 예산과 정책을 집중해야 하는데, 관리형 관료정치는 이 지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문제는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인”
가평은 ‘보수 텃밭’으로 불린다. 김 전 도의원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책임의 방향을 다르게 본다.“저는 이게 유권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의 문제라고 봅니다. 이 지역이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면, 그 특성을 전제로 정책을 설계해야 하는데, 정치인이 자기 생각만 들이밀면서 ‘왜 안 따라오느냐’고 묻고 있는 거죠.”
그는 스스로를 “중도 확장 전략을 택한 정치인”이라고 표현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요구를 100%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제 부족함”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보수 강세 지역에서 본선을 이기려면 중도를 넓히는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당 지지자들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이 지역 구조상 중도와 무당층을 설득할 수 있는 정책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경선 경쟁력’보다 ‘본선 경쟁력’을 먼저 생각해 왔습니다.”
4년 전 같은 당 경선에서 탈락했던 기억도 털어놨다. “해명할 기회조차 없이 끝난 건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 당을 떠날 생각은 없었습니다. 당이 가진 가치가 여전히 저와 맞고, 제가 아니더라도 더 뛰어난 사람이 그 가치를 실현한다면 그를 돕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 구도, “서태원 군수, ‘안정적 분배’는 장점… 그러나 위기 상황에선 단점”
차기 군수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보수 진영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현 서태원 군수다.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의 장단점을 그는 비교적 담담하게 평가했다.
“우리 군수님은 예산을 안정적으로 분배하는 관료형 리더십의 전형입니다. 큰 사고 없이 예산을 잘 나누는 능력은 분명한 장점입니다.”그러나 곧바로 한계를 지적한다.
“문제는 지금이 ‘관리형 리더십’으로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겁니다. 수해로 지역경제가 초토화되고, 관광객 발길이 끊겼습니다. 이럴 때는 선택과 집중, 공격적 재정 운용이 필요합니다.”
2022년 6월 지방 선거 때 약속했던 ‘지역화폐 25만원 지급’ 공약이 실현되지 않은 점도 예로 들었다. “약속하셨던 지역화폐 25만원 지원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작은 마중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가평이 처한 위기를 감안하면, 이런 부분에서 더 과감한 결단과 집중이 필요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현 군수가 잘하면 돕겠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힘든 사람들을 시스템으로 돕기 위해서입니다. 그 역할을 누가 하느냐가 중요할 뿐, 꼭 제가 해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의 성과로는 그 수준까지 가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여러 후보들이 ‘변화’를 외치고 나선 것뿐입니다.”
경제(예산·공모사업),“5천억 예산, ‘건물 치적’ 아닌 ‘재생산 구조’로 돌려야”
가평군의 연간 예산은 약 5천억 원. 면적과 행정 수요에 비하면 적지 않은 규모지만, 김 전 도의원은 “돈을 끌어오는 능력보다 ‘쓴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가평은 예산을 못 끌어온 게 아닙니다. 전임 군수가 450억 원을 들인 시설들이 ‘개점휴업’ 상태이고, 240억 원을 들인 산림문화체험센터 1단지는 문을 닫고 있습니다. 없는 돈을 억지로 끌어와 ‘임기 치적용 건물’부터 지은 셈입니다.”
그의 1순위 공약은 분명하다. “예산은 ‘소모성 투자’가 아니라 ‘생산성 투자’에만 쓰겠다”는 것이다. 건물부터 짓고 운영비를 감당 못하는 구조가 아니라, 프로그램·운영 중심으로 예산 구조를 바꿔 돈이 지역 안에서 돌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도의원 시절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도정질문을 다섯 차례나 하며 “질문할 때마다 하나씩 챙겨 왔다”고 강조하는 그는 “예산 확보와 재정 설계는 자신 있다”고 했다. “지금 필요한 건 돈을 더 끌어오는 것과 동시에, 이미 들어온 돈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겁니다. 저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정치 철학,“정치는 ‘약자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
인터뷰 말미, 그는 자신의 정치 정의를 이렇게 정리했다.“정치는 결국 약자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선의, 한두 번의 선심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으로 약자가 보호받는 구조를 만드는 게 정치의 역할입니다.”
정치·행정·언론·자원봉사 현장을 두루 경험한 자신이 “현장의 고통을 정책으로 번역해낼 사람”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그는, “앞으로도 가평의 정치·행정을 ‘관리’가 아니라 ‘전략과 선택·집중’의 관점에서 다시 설계하겠다”며 1부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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