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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폭력 콘텐츠 난무하는 대한민국—대통령과 행정부는 왜 침묵하는가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11.14 15:27
  • 조회수 10,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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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준 폭력.JPG

가평군 수상레저시설에서 벌어진 ‘맨주먹 격투 난투극’ 사태는 비단 한 지방의 일탈이 아니다. 이는 한국 사회 전체의 안전 관리가 붕괴하고, 폭력 콘텐츠가 공공 영역으로 올라오는 것을 정부가 방치한 결과다.

 

미성년자까지 끌어들인 난투극에서 중상자가 발생하고 헬기까지 출동했음에도, 중앙정부는 단 한마디의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이 무겁고도 위험한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빨성면준.JPG

오늘 가평에서 벌어진 일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규정도, 장비도, 의료체계도 없는 폭력 쇼가 버젓이 촬영되고, 그 과정에서 청년이 턱뼈가 골절되어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국가 시스템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것이 과연 ‘국가 책임’을 말하는 정부의 모습인가.대통령과 행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누차 강조해 왔다.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폭력 콘텐츠 산업이 공공 공간을 넘보고, 미성년자가 폭력의 소비재로 전락하는 동안 정부는 그저 구경꾼이었다. 어떤 이는 “지방정부의 문제 아니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가평 사태는 지방행정의 실패를 넘어 중앙정부의 구조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첫째, 폭력 콘텐츠 규제 실종은 행정부의 직접 책임이다

 

지금 유튜브와 각종 플랫폼에서는 ‘폭력의 오락화’가 극단적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그 위험성은 수년 전부터 경고돼 왔지만, 정부는 플랫폼 책임 법제화도, 청소년 보호 강화도, 위험 콘텐츠 규정도 만들지 않았다. 그 결과, 이번 가평의 ‘난투극 촬영장’ 같은 사각지대가 전국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구조적 공백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책임져야 할 정책 실패다.

 

둘째, 미성년자 보호 체계는 사실상 무너졌다

 

중학생이 폭력 콘텐츠의 알몸 같은 촬영 환경에 던져졌음에도, 정부 부처는 단 하나도 반응하지 않았다. 

▲중학생 안 모 군(왼쪽)이 맨주먹 싸움을 하고 있다.[출처/김00 유튜브 영상 캡처]

 

청소년보호법의 철학은 “아동·청소년을 위험으로부터 적극 보호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행정부는 아동 보호의 원칙을 사실상 포기했다. 아동학대 의혹이 제기될 수준의 촬영이 이뤄졌는데도, 중앙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셋째, 국가 안전 관리 체계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폭력 쇼가 공공 하천에서 촬영되고, 안전장비가 전무한 상태에서 익사 위험이 존재하는데도 정부는 지침 하나 내리지 않았다. 안전은 ‘관할 구역’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정한 안전기준이 있었다면, 이런 난투극이 애초에 촬영될 수 없었다.

 

넷째, 침묵은 책임 회피다

 

대통령실·행정안전부·여가부·문체부… 누구 하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중상자까지 발생한 사안에 정부가 묵묵부답이라는 사실은 국가 운영의 가장 기본인 국민 생명 보호 의무를 방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정부가 모든 사건에 개입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 생명과 미성년자의 인권이 직접적으로 침해된 사건에조차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폭력을 오락으로 포장하는 콘텐츠 시장을 방치하면, 다음 피해자는 누구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가평의 난투극은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이미 “사망자가 없었던 것이 기적”이라는 전문가의 경고를 들었다. 국가가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다음 사고는 경고가 아니라 현실이 된다.

 

대통령과 행정부는 지금이라도 다음 네 가지를 즉각 명령해야 한다. 위험 콘텐츠 규제 및 플랫폼 책임 강화 특별대책 마련 미성년자 보호 강화 및 아동학대 소지 촬영 행위 전수 조사,수상·레저·촬영 안전 전 분야 통합 안전기준 재정비 무책임한 ‘면책 조항’ 관행 근절 위한 법적 장치 마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어떤 명분보다 앞선다.

 

폭력이 공공 공간을 침식하는 이 기형적 현상을 멈추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지방정부가 아니라 대통령과 행정부 전체가 감당해야 한다. 이제 그 책임을 외면할 시점은 지났다. 국가가 침묵할수록 폭력은 더 대담해지고, 그 피해는 더 비극적으로 돌아온다.가평의 난투극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지금이 마지막 경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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