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사설] 적십자사는 국가적 재난과 전쟁, 기아 속에서 인도주의를 지켜온 마지막 중립지대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11.07 22:47
  • 조회수 12,597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봉사정신이 정권의 편가르기 속에 무너진다면 피해자는 이 사회 전체다.

스크린샷 2025-11-07 230008.png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인종차별성 발언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사흘 만이다. 

 

3년 전 행사장에서 외국 대사단을 언급하며 부적절한 표현을 한 사실은 분명 유감스럽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전개는 단순한 ‘언행 논란’을 넘어, 봉사단체마저 정권의 정치적 도구로 삼는 현 정부의 태도에 근본적 의문을 던진다.

 

김철수 회장은 의료인 출신의 병원경영인으로, 40여 년간 공공의료와 봉사에 헌신해왔다. 1970년대 내과의로 출발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을 일군 그는,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누구나 진료센터’와 해외 의료봉사로 이름을 알렸다.

 

2023년 윤석열 정부 시절 대한적십자사 제31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헌혈·재난구호·인도주의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그의 이력에는 분명 정치적 색채도 있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 공동후원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각을 세웠던 신천지와도 돈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 회장직은 정치적 직책이 아니다. 명예회장이 대통령이긴 하지만, 적십자사는 헌법이 보장한 비정치·비종교·중립성 원칙 위에 서 있다. 그런 기관의 수장을 3년 전 사적 자리의 발언을 이유로 감찰 지시까지 내린 것은, 사안을 넘어선 과잉 대응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종, 민족, 국가, 지역 등 모든 차별은 반사회적 행위”라며 보건복지부에 감찰을 지시했다. 언뜻 옳은 말이다. 그러나 정치적 맥락을 떼고 보기 어렵다.

 

김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인준을 거쳐 취임했고,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정권 코드 불일치 인사’로 분류됐다. 여기에 통일교·세계일보 관계자 등 ‘비우호 인사’와의 교류까지 언급되자, 정치적 의도가 짙게 깔린 ‘먼지털이식 감찰’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공공기관의 수장은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 또한 권력의 무게를 ‘징벌’이 아닌 ‘책임’으로 써야 한다. 인종차별적 언행은 잘못이지만, 그보다 더 큰 잘못은 권력이 ‘도덕’을 빌미로 상대를 정치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인권은 보호의 수단이지 응징의 도구가 아니다.

 

적십자사는 국가적 재난과 전쟁, 기아 속에서 인도주의를 지켜온 마지막 중립지대다. 그 봉사정신이 정권의 편가르기 속에 무너진다면, 피해자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이 사회 전체다. 

 

정부가 정말 인권을 말하고 싶다면, 먼저 정치적 보복의 유혹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제해야 한다. 그것이 권력의 품격이고,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다.

ⓒ NGN뉴스 & ngnnews.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제2경춘국도 첫 삽 떴지만…가평은 ‘보상·가평역 교량화’가 관건
  • 현직 이사회 의장이 이사장 후보 “공정·상식 맞나”...김구태 전 서기관 의장직 유지한 채 공모 지원 '논란'
  • “경기북부의 눈과 귀”…NGN뉴스 유튜브 구독자 6만 명 돌파
  • 성폭행 고소 되레 ‘무고’ 판단…경찰,가평군의원 A씨 검찰 송치
  • 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 불거진 ‘모계 8촌설’…가평 술렁
  • “차이를 넘어 하나로”…경기도 장애인 생활체육인, 가평서 화합의 장.가수 노라조·장윤정 축하무대
  • “우리는 자라섬에 안 들어가면 더 좋죠”…가평군의 ‘크루즈 짝사랑’, 혈세로 또 준설
  • 폭우 뒤 터져 나온 함성…가평 G-SL, 음악역1939를 뜨겁게 달궜다
  • 예견된 이사장 공석, 왜 늑장 인선했나…‘특정 퇴직 서기관 맞춤형 인사’ 의혹
  • [직격인터뷰] 포천에 집 두고 가평 모텔살이…연제창은 왜 ‘한 달 살기’를 택했나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사설] 적십자사는 국가적 재난과 전쟁, 기아 속에서 인도주의를 지켜온 마지막 중립지대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