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 신곡동서 임신부와 태아 숨지고 남편 중상, 지역사회 ‘충격과 애도 물결’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사거리에서 신호를 지키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신혼부부가 트럭에 치이는 참극이 발생했다.
임신 17주 차의 20대 아내는 끝내 숨졌고, 태아 역시 사고 현장에서 함께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이다. 이 사고의 가해자인 50대 트럭 운전자는 지난 22일 교통사고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사고 운전자 “백미러 보느라 신호를 못 봤다”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A(50) 씨는 지난 9월 10일 오후 10시 3분경 7.5톤 화물트럭을 몰고 신곡동 사거리에서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정지선을 넘어 직진하다 보행자 신호에 횡단 중이던 부부를 그대로 덮쳤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A 씨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횡단보도를 통과하며 부부를 들이받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옆 차로 차량이 있어 백미러를 보다 앞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음주나 무면허는 아니었지만, 경찰은 “신호 위반으로 인한 중대 과실”이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 “사람을 살리던 간호사, 퇴근길에 희생되다”
숨진 여성은 의정부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였다. 그날도 늦은 근무를 마치고 남편과 함께 귀가하던 길이었다. 그녀는 생과 사를 오가는 환자들을 돌보며 ‘생명을 지키는 일’을 천직으로 여겼다고 한다. 직장 동료는 “그녀는 매년 헌혈을 하던 사람입니다. 헌혈유공장을 받을 만큼 생명을 나누던 사람이었어요.”라며 울먹였다. 결혼한 지 불과 1년 반. 부부의 퇴근길은 ‘가정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이별의 길’이 되어버렸다.
“누군가의 부주의가 한 가정을 무너뜨렸다”
의정부 시민사회와 병원 동료들은 충격과 분노 속에 추모 메시지를 잇고 있다. 한 간호사는 SNS에 “하루에도 수십 명의 생명을 살리던 동료가 퇴근길에 생명을 잃었다”며 “의료인으로서, 시민으로서 너무 허망하다”고 남겼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추모 꽃다발과 국화꽃, ‘신호를 지켜주세요’라는 손팻말이 놓였다.

짧았지만 헌신적이었던 간호사이자 어머니가 되려던 한 여성의 삶이 도심의 신호 한 줄에 멈췄다. 남편은 여전히 병상에 누워 그날의 악몽을 견디고 있다.
한편, 최근 3년간 경기북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중 약 40%가 ‘기초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사고였다. 의정부 시민들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며 교통신호 위반 차량에 대한 CCTV 자동단속 확대와 가중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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