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폭우로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주택 산사태 피해 발생
7월 말~8월 초: 환경단체, 피해 원인 책임을 골프장 예정부지로 지목
8월 말: 주민 일부, 단체와 함께 군청 방문해 피해 상황 전달
9월 10일 오후 2시: 골프장 건설사 회장·상무, 환경단체 사무실로 불려감
▲7.20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가평 마일리 골프장 건설 에정지.[사진/정연수 기자]
가평의 한 환경단체가 산사태 피해 주민들의 민원을 앞세워 골프장 건설사를 상대로 사실상 압박성 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 대리’를 내세웠지만, 행정 절차를 건너뛰고 기업을 직접 불러 개입한 것이 확인되면서 “환경운동의 탈을 쓴 민원 장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 “환경단체가 피해자 대신 보상 협의”… 단체가 직접 업체 불러
지난 7월 20일 집중호우로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일대 주택 여러 채가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이후 지역 환경단체 A씨는 “본보의 보도를 근거로 피해 원인이 인근 골프장 건설예정 부지의 무분별한 벌목 때문”이라며 주민들의 철거 견적서와 서류를 대신 받아 “피해 보상 절차를 직접 진행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지난 9월 10일, 해당 단체가 골프장 회장과 상무를 직접 사무실로 불러 협의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골프장 C 회장이 환경단체의 호출을 받고 들어가고 있다.출처/9.10일 오후 2시 독자 제공]
마일리 산사태 피해 주민 B씨는 “단체가 ‘보상을 대신 진행하겠다’며 서류를 받아갔지만 이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뒤늦게 업체 관계자들이 단체 사무실로 불려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프장 측 인사들이 단체 사무실을 방문한 장면이 담긴 사진과 영상 자료가 확인되면서, ‘사적 조정’이 아니라 사실상 압박성 접촉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 군청 “민간단체의 직접 협의 부적절”… 행정 혼선 우려
가평군청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피해 민원을 제기해 골프장 측에 ‘한번 만나보라’고 전달한 것은 맞다”며 “다만, 피해조사와 보상은 행정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하고, 민간단체가 기업을 직접 불러 협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환경운동은 감시와 제안을 넘어서는 순간 공정성을 잃는다”며 “이런 방식은 행정 절차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프장 고위 관계자 L씨도 환경단체 호출을 받았다.[출처/9.10일 독자 제공]
당시 단체 사무실을 방문했던 골프장 관계자는 “군청에서 ‘환경단체가 민원을 제기했으니 한번 찾아가 보라’는 연락을 받고 갔지만, 사실상 ‘보상하라’는 압박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식 행정 절차도 없이 ‘보상을 안 하면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건 순수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명백한 압박성 민원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골프장 측은 “피해보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단체가 주민 견적서를 들고 와 ‘답을 주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한 건 협의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향후 법률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환경단체 “회원 돕는 차원… 금품 요구 없었다” 해명
반면 환경단체 측은 “피해 주민 일부가 우리 단체 회원이라 돕는 차원에서 서류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골프장 측에 답변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보상을 요구한 적도, 이권을 취한 적도 없다”며 “오히려 피해 주민을 대신해 행정이 늦게 움직이는 현실을 보완하려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익단체가 ‘대표’ 자격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업체를 직접 불러 협의한 행위 자체가 논란의 불씨로 남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익 명분이 사적 개입으로 변질된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한다. 환경단체가 감시자 역할을 넘어 이해관계자로 뛰어들면 신뢰를 잃는다. “공익운동이 기업과 주민 사이의 협의 창구로 변질되면 본래의 순수성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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